Is Crypto Dead? 디지털 자산 시장의 현주소

Is Crypto Dead? 디지털 자산 시장의 현주소
  • 디지털 자산 시장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초기 Web3 담론에서 제시됐던 “인터넷, 기업, 금융, 문화 전반이 토큰 기반 네트워크로 재편될 것”이라는 광범위한 기대는 상당 부분 조정되고 있습니다.
  • 최근 일부 크립토 투자자와 벤처캐피털이 AI, 로보틱스 등 다른 프론티어 기술로 관심을 넓히는 흐름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크립토 산업의 종료라기보다, 블록체인의 적용 범위와 역할에 대한 재평가에 가깝습니다.
  • 실제 시장 데이터는 디지털 자산의 사용 사례가 소비자 인터넷 전반보다 스테이블코인, DeFi, RWA, 비트코인, 커스터디, 온체인 정산 등 금융 인프라 영역에 더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따라서 다음 사이클의 핵심 질문은 “크립토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영역에서 온체인이 오프체인보다 더 나은가”입니다.

들어가며

최근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는 “크립토는 여전히 중요한 기술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가격 하락기마다 비트코인은 죽었다는 평가가 반복됐고, 거래량이 줄어들 때마다 블록체인은 실사용처가 없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논의는 단순한 약세장 비관론과는 다소 성격이 다릅니다. 이번 질문은 가격보다 산업 내부의 자기 재평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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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로 멀티코인 캐피털 공동창업자 카일 사마니의 역할 변화가 언급됩니다. 그는 멀티코인의 일상적 운영 역할에서 물러나 AI, 생명과학, 로보틱스 등 다른 기술 영역을 탐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블록체인이 금융 시스템의 일부를 재편할 수 있다는 견해는 유지했습니다. 이는 크립토를 완전히 부정하는 흐름이라기보다, 과거의 광범위한 Web3 비전에서 보다 구체적인 금융 인프라 중심의 관점으로 논의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슷한 흐름은 크립토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도 확인됩니다. 패러다임은 AI, 로보틱스 등 다른 프론티어 기술 영역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는 신규 펀드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최고 수준의 기술 자본이 더 이상 블록체인만을 유일한 프론티어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다만 패러다임이 크립토 투자를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오히려 크립토와 AI의 접점까지 포함해 투자 범위를 확장하는 흐름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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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리서치의 2025년 크립토 VC 보고서도 비슷한 방향을 보여줍니다. 2025년 크립토·블록체인 스타트업에는 20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되어 2022년 이후 가장 큰 연간 투자 규모를 기록했지만, 거래 건수는 2021~2022년 수준보다 낮았습니다.

또한 Web3, NFT, DAO, 메타버스, 게임 영역의 비중은 약해지는 반면, 거래·결제·뱅킹·토큰화·인프라 영역은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는 크립토 자본시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Web3 서사에서 금융 인프라와 성숙한 사업모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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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지금 필요한 질문은 “크립토가 끝났는가”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크립토의 어떤 기대가 조정되고 있으며, 어떤 사용 사례가 실제로 남고 있는가”입니다.

Web3 이상과 현실의 괴리

지난 10년간 크립토 산업은 스스로를 매우 큰 범위에서 설명해왔습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을 넘어 세계화폐가 될 수 있다고 설명됐고, 이더리움은 월드컴퓨터로, Web3는 소유의 인터넷으로, NFT는 문화와 IP의 기본 단위로, DAO는 회사를 대체할 새로운 조직 형태로 제시됐습니다. 토큰은 모든 네트워크의 기본 경제 단위가 될 것처럼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의 전개는 더 제한적이었습니다. 많은 사용자는 자기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고 싶어 하기보다 편하고 빠른 서비스를 선호했습니다. 탈중앙화 SNS보다 이미 익숙하고 사용성이 높은 SNS를 선택했고, NFT로 문화적 소유권을 증명하기보다 좋은 콘텐츠를 소비했습니다. DAO 거버넌스보다 책임지는 운영 주체를 원했고, 셀프커스터디보다 계정 복구와 고객지원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호했습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Web3를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관리하고, 시스템이 분산화되며, 디지털 토큰과 웹 네이티브 화폐가 활용되는 인터넷 패러다임으로 설명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기술 통합은 새로운 보안·프라이버시 과제를 수반한다고 지적합니다. 즉, Web3는 중요한 기술적 실험이지만, 대중 서비스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보안, 사용성, 복구 가능성, 책임 구조 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블록체인 게임과 NFT 영역의 흐름도 초기 기대가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DappRadar의 2025년 블록체인 게임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활동 및 관련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며, 많은 게임 디앱이 사라졌습니다. 이는 게임, 메타버스, P2E와 같은 소비자 Web3 영역이 여전히 가능성을 갖고 있더라도, 초기의 과도한 기대와 비교하면 시장 검증이 더 엄격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변화는 블록체인이 무용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블록체인이 쓸모 있는 기술이라는 사실과, 블록체인이 인터넷·기업·문화·금융 전반을 한꺼번에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시장은 이 두 개념을 분리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비트코인, 세계화폐 vs 초국가적 희소자산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유사한 재정의가 필요합니다. 비트코인은 분명 강력한 자산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고정 공급, 글로벌 유동성, 검열저항성, 초국가성, 자기보관 가능성은 모두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러나 좋은 초국가적 희소자산이라는 점과 전 세계 명목화폐 시스템을 대체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층위의 주장입니다.

비트코인 본위제, 법정화폐의 몰락, 모든 가치 단위의 비트코인화와 같은 주장은 아직 현실 금융 시스템과 거리가 있습니다. 달러는 여전히 국제무역, 외환보유고, 국제채권, 결제망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성장과 제도권 편입이 곧 명목화폐 체계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이 실패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은 세계화폐라기보다 초국가적 가치저장 수단, 디지털 희소자산, 장기 담보 자산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해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국가나 중앙은행의 부채가 아니며,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고, 글로벌하게 이전될 수 있습니다. 이 특성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그 의미는 모든 화폐의 대체보다 기존 금융 시스템 외부에 존재하는 희소자산에 더 가깝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에 대한 성숙한 해석은 과거보다 좁지만, 반드시 작지는 않습니다.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하지 못하더라도,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초국가적 희소자산으로 자리 잡는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장 명확한 사용 사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가장 명확한 사용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은 2025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시가총액 기준 약 50% 성장했으며, 2026년 4월 6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이 3,17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DeFiLlama 기준으로도 2026년 5월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3,208억 달러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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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PMF를 확보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사용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기 위해 Web3의 철학을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핵심 효용은 단순합니다. 달러 표시 가치를 빠르게 이전하고, 글로벌하게 보관하며, 거래소와 DeFi, 브릿지, 온체인 담보 시스템에서 유동성 단위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성공도 과장해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곧바로 전통적 카드 결제망이나 은행 예금을 대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 연준은 스테이블코인의 성장과 함께 발행사, 결제 사업자, 지갑, 거래소, DeFi 프로토콜 등 복잡한 중개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금융안정성 측면의 새로운 리스크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의 현재 위치는 소비자 결제의 완전한 대체재라기보다 글로벌 달러 유동성·정산·담보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이는 작지 않은 시장입니다. 오히려 크립토가 가장 먼저 실사용성을 입증한 영역이 대중 SNS나 NFT가 아니라 온체인 달러였다는 점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DeFi는 온체인 금융 실험장

DeFi 역시 기존 금융을 전면 대체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24시간 작동하는 글로벌 금융 실험장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DeFiLlama 기준 2026년 5월 현재 DeFi TVL은 약 857억 달러이며, 24시간 DEX 거래량은 약 36억 달러, 온체인 파생상품 거래량은 약 121억 달러로 집계됩니다. 수치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되지만, DeFi가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온체인 금융 활동을 처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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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의 의미는 모든 사람이 은행 없이 살게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개방형 금융시장, 자동화된 청산과 담보 관리, 실시간 가격 발견, 글로벌 유동성 접근, 비허가형 금융 실험을 가능하게 했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기존 금융기관이 제공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다만 DeFi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크, 오라클 리스크, 거버넌스 리스크, 유동성 집중, 레버리지 청산,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또한 많은 DeFi 활동은 아직 실물경제보다 크립토 내부의 거래, 담보, 레버리지 수요에 더 많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DeFi는 크립토의 중요한 사용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DeFi는 온체인이어야 할 이유가 비교적 분명합니다. 투명한 담보, 실시간 정산, 글로벌 접근성, 자동화된 실행, 24시간 시장이라는 특성이 블록체인의 장점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RWA는 금융 인프라로서의 크립토를 보여주는 영역

RWA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다음 주요 사용 사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CoinGecko의 2026년 RWA 보고서에 따르면, 토큰화 RWA 시장은 2025년 초 54.2억 달러에서 2026년 1분기 말 193.2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15개월 동안 256.7% 성장한 것입니다. 특히 토큰화 국채는 가장 큰 자산군으로, 해당 기간 시장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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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A의 본질은 단순히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 금융상품의 발행, 유통, 담보 활용, 정산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토큰화 국채, 토큰화 원자재, 토큰화 주식, 토큰화 ETF가 온체인에서 거래되고 담보로 활용될 수 있다면, 이는 금융상품의 유통과 정산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다만 RWA는 블록체인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법적 권리, 수탁 구조, 환매 가능성, 공시, 규제 준수, 담보 평가, 투자자 보호가 함께 정비되어야 합니다. 토큰은 단지 표시 수단일 뿐이며, 실제 가치는 그 토큰이 어떤 법적 청구권과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유동성을 갖는지, 어떤 담보 활용성을 제공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 점에서 RWA는 크립토의 성숙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과거의 크립토가 무허가성과 탈중앙화를 중심으로 설명됐다면, 앞으로의 크립토는 수탁, 공시, 법적 권리, 컴플라이언스, 기관용 담보 프레임워크 같은 더 실무적인 인프라 언어로 설명될 가능성이 큽니다.

토큰 모델도 재검증이 필요

초기 Web3 담론에서는 토큰이 곧 커뮤니티 소유권이자 네트워크 성장의 핵심 장치로 설명됐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토큰 모델이 항상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낮은 초기 유통량, 높은 FDV, 장기간 언락 구조, 약한 실사용 수요가 결합될 경우, 토큰은 네트워크 가치 공유 장치라기보다 지속적인 매도 압력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갤럭시 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크립토 VC 자금 흐름에서는 Web3, NFT, DAO, 메타버스, 게임 영역의 비중이 약해지고, 거래·결제·뱅킹·토큰화·인프라 영역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시장이 “토큰을 붙이면 네트워크가 성장한다”는 단순한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 수익 모델과 사용 사례가 있는 영역을 더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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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토큰의 가치는 더 엄격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핵심 질문은 토큰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토큰이 어떤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는가입니다. 수수료 할인인지, 담보 수요인지, 거버넌스 권리인지, 네트워크 보안인지, 수익 배분인지, 유동성 인센티브인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토큰은 여전히 중요한 설계 도구입니다. 초기 유동성 형성, 인센티브 배분, 네트워크 참여자 조정, 가격 발견, 거버넌스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토큰이 곧바로 커뮤니티 소유권이나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가치를 보장한다는 해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습니다.

AI 이후, 크립토의 위치

AI의 부상은 크립토의 현재 위치를 더 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AI는 일반 사용자가 즉시 효용을 체감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글을 쓰고, 코드를 작성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검색을 보완하며,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 비용 구조를 바꿉니다. 반면 크립토는 여전히 설명 비용이 높습니다. 사용자는 왜 지갑을 만들어야 하는지, 왜 가스비를 내야 하는지, 왜 브릿지를 해야 하는지, 왜 셀프커스터디를 해야 하는지, 왜 특정 토큰이 필요한지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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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HAI의 2026년 AI Index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민간 AI 투자액은 2,859억 달러에 달했고, 조직 차원의 AI 도입률은 88%에 도달했습니다. 생성형 AI는 3년 만에 인구 기준 53% 채택률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AI가 기술 담론을 넘어 소비자와 기업의 실제 사용 행태를 빠르게 바꾸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갤럭시 리서치 기준 2025년 전 세계 크립토·블록체인 스타트업 VC 투자액은 200억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였지만, AI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갤럭시는 또한 AI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크립토 벤처 투자자금 배분에도 경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수치는 크립토가 무의미해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AI와 크립토는 서로 다른 문제를 다룹니다. AI는 생성, 추론, 자동화, 생산성의 기술입니다. 크립토는 소유권, 정산, 담보, 자산 이동, 글로벌 유동성의 기술입니다. AI가 프론티어 기술 담론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크립토의 금융 인프라적 역할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크립토의 위치는 조정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크립토가 인터넷의 다음 단계, 사회 조직의 다음 형태, 금융의 완전한 대체재로 설명됐습니다. 앞으로는 가치 이전, 정산, 담보, 토큰화, 커스터디, 컴플라이언스, 글로벌 유동성 인프라라는 더 좁고 명확한 영역에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아 있는 사용 사례

현재 조정되고 있는 기대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첫째, Web3가 기존 인터넷 전체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는 약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서비스에서는 탈중앙화보다 편의성, 속도, 복구 가능성, 책임 주체가 더 중요하게 작동했습니다.

둘째, 토큰만 발행하면 네트워크가 성장한다는 가정도 더 이상 충분하지 않습니다. 토큰은 강력한 인센티브 장치일 수 있지만, 제품 사용성, 수익 모델, 유동성, 규제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이 약해집니다.

셋째, 비트코인이 명목화폐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적으로 조정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중요한 초국가적 희소자산이지만, 세계화폐라는 주장보다 디지털 가치저장 및 담보 자산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넷째, NFT, P2E, SocialFi, DAO, 메타버스 등 일부 소비자 Web3 영역은 초기 기대 대비 더 긴 검증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해당 영역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과거와 같은 단순 서사만으로는 자본과 사용자를 설득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남아 있는 사용 사례도 분명합니다.

비트코인은 초국가적 희소자산과 장기 가치저장 수단으로 남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달러 유통망과 온체인 정산 단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DeFi는 24시간 글로벌 금융시장 실험장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RWA는 기존 금융상품의 발행, 유통, 담보 활용, 정산 방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커스터디, 공시, 리스크 관리, 온체인 컴플라이언스는 기관 채택을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습니다.

즉, 시장이 조정하고 있는 것은 크립토 자체가 아니라, 크립토에 부여됐던 지나치게 넓은 역할입니다.

왜 온체인이어야 하는가

다음 사이클에서 살아남는 프로젝트는 더 이상 “탈중앙화되어 있다”는 말만으로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훨씬 구체적인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누가 실제로 사용하는가. 왜 사용하는가. 왜 오프체인이 아니라 온체인이어야 하는가. 사용 빈도는 얼마나 되는가. 얼마의 자금이 이동하는가. 누가 수수료를 내는가. 그 수수료는 반복 가능한가. 토큰 가치는 실제 수요, 수수료, 담보 수요, 현금흐름, 거버넌스 권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보안과 규제 리스크는 통제 가능한가. 사용자가 실수했을 때 복구 가능성이 있는가. 법적 권리는 명확한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점점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크립토라는 단어를 과장하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경쟁력은 거대한 서사보다 구체적인 효용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빠른 글로벌 정산, 24시간 유동성, 프로그램 가능한 담보, 비허가형 금융 실험, 초국가적 가치저장, 토큰화 자산의 유통, 기관 친화적 커스터디와 컴플라이언스가 그 예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 자산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기보다 정밀해지고 있습니다. 적용 범위는 과거의 기대보다 좁아졌지만, 실제로 남은 영역은 더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재정의

크립토 시장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스테이블코인, DeFi, RWA, 비트코인, 온체인 정산, 커스터디, 컴플라이언스 인프라는 여전히 의미 있는 시장 규모와 사용 사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다만 초기 Web3 담론에서 제시됐던 광범위한 기대, 즉 인터넷·기업·문화·금융 전반이 토큰 기반 네트워크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은 상당 부분 조정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산업이 더 구체적인 사용 사례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은 더 이상 모든 것을 대체하는 범용 기술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치 이전, 정산, 담보, 유동성, 초국가적 희소자산, 토큰화 금융상품, 기관용 인프라 영역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핵심은 더 큰 서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명확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거래를 더 빠르게 만드는가. 어떤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유통시키는가. 어떤 담보를 더 투명하게 관리하는가. 어떤 시장을 24시간 연결하는가. 어떤 토큰이 실제 수요와 연결되는가. 어떤 인프라가 규제와 보안 요구를 충족하는가." 등이 포함됩니다.

이 관점에서 크립토의 다음 단계는 '새로운 인터넷'이라는 광범위한 구호보다 '온체인 금융 인프라'라는 더 구체적인 역할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의 기대는 조정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디지털 자산의 실질적 역할은 오히려 더 선명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