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위해 알아야 할 토큰 이코노믹스 ③ 수요 편
— written by 돌비콩
앞서 업로드한 두 편을 통해 공급 측면 토큰 이코노믹스의 정리가 끝났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발행될 양이 많으며 연간 인플레이션이 높은, ‘공급’ 이코노믹스가 좋지 않은 코인이라고 해도, ‘수요’는 모든 것을 뒤집을 힘이 있습니다. 이제 수요 측면의 토큰 이코노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1. 토큰 이코노믹스의 수요 측면
토큰 수요의 기반·원천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사용하고 쓸모가 있는지(유틸리티), 토큰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금전적인 이득이 있는지 (경제적 가치 발생), 여러 사회문화적 내러티브(밈)가 그것입니다. 자세히 알아봅시다.
1) 유틸리티
유틸리티는 가스비와 거버넌스 투표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 유틸리티에 해당하는 수요입니다.
▷가스비 : 블록체인 이용을 위한 요금
- 토큰을 전송하기 위한 트랜잭션에 토큰을 지불
- 빠르고 정확한 거래 성사를 위해, 더 높은 가스비를 지불할 수도 있음
▷거버넌스 투표 : 프로토콜의 여러 가지 안건에 의견을 낼 수 있는 투표권으로 기능
- 투표를 통해, 프로토콜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음
- ex) 커브 전쟁, 여러 프로토콜이 CRV 보유자에게 뇌물을 주고 유동성을 자신 쪽으로 끌어오려고 함
▷디앱 유틸리티 : 디앱 내의 통화로써,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
- 대부분의 X2E의 네이티브 토큰이 좋은 예시
- 해당 토큰을 사용함으로써, 디앱 생태계 내의 여러 가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음
▷스테이블 코인 : 가상자산 시장의 높은 변동성으로부터 보호
- 매우 높은 변동성을 가진 크립토 시장에서 변동성이 낮은 안전 자산이 필요함
- 특히 법정 화폐를 담보로 페깅 된 USDC, BUSD 같은 것들이 주요 스테이블 코인
2) 경제적 가치 발생
수요에 있어 무엇보다 명확한 기준은 단연, ‘토큰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이 있느냐’입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분배하는, 주식시장의 배당주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경제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죠.
상당수의 토큰은 ‘그들이 추구하는 이념과 커뮤니티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강조하는데 열을 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부분은 수치화할 수 없는 매우 정성적인 것들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토큰을 사는 것일 뿐, 탈중앙화 이념의 설파 같은 고매한 일을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형이상학적인 무언가만을 근거로, 감각적으로 하는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투자자에겐 계량화할 수 있는 보다 직접적이고 경제적인 동인이 필요합니다.
경제적 가치 발생을 바탕으로 한 수요의 대표적인 예는 ‘거래소 토큰’입니다. 대부분의 거래소 토큰은 보유하는 것만으로 여러 가지 실제적 경제 가치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투자자가 바이낸스의 BNB, FTX의 FTT 같은 거래소 코인을 보유한다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직접적인 금융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거래소 내 토큰의 매수/매도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 런치패드, IEO 같은 거래소의 초기 토큰 Allocation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 소각을 통해, 수수료 수익 등 거래소가 벌어들인 수익을 공유·분배받을 수 있습니다.
3) 밈
이 부분은 그 어떤 토큰 이코노믹스의 요소보다도 중요합니다.
강력한 사회적 내러티브를 형성한 토큰이 가지고 있는 힘은 강력합니다. 종교는 경제학과는 관련 없이 오직 형이상학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실제로 엄청나게 거대한 경제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밈 토큰이 가진 사회적 내러티브 역시 그러합니다. ‘귀여운 장난감’에 불과했던 도지(Doge)는 일론 머스크의 총애 등 일련의 사건을 거쳐 SNS 상의 ‘강력한 군단’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유틸리티나 경제적 가치가 없어도,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믿기 시작한다면 그 자체로 가치가 생기게 되는 겁니다.
사실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수요의 원천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둘 다 형이상학적인 믿음에 근거하기 있으며, 비트코인 역시 크게 보면 밈 코인에 속합니다. 다만 모든 밈 코인이 같진 않습니다. 약간의 흔들림만 있어도 쉽게 무너지는 얄팍한 믿음이 있는 한편, 어떤 풍파가 다가와도 굳건한 신념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최초라는 상징성’과 ‘오랜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체인이 해킹당한 적이 없다’는 역사를 가졌고, 여러 스트레스 테스트를 겪으면서도 살아남은 ‘안티프래질(Antifragile)’의 전형입니다. 금융의 탈중앙화와 사운드머니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수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의 철학을 지지하게 됐고, 이는 제로부터 시작한 비트코인의 가격을 수천만 원에 이르게 했습니다.
밈적 요소는 비록 금전적 내재 가치가 없음에도, 엄청난 수요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됩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강력한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진, 그리고 만들어질 토큰을 찾아야 합니다. 토큰의 경제적 번영에 있어 사회문화적·종교적 요소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밈 같은 요소는 쉽게 수치화하여 가시적으로 계량·평가·분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통해 해당 토큰이 얼마나 강력한 밈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 사업개발/마케팅 능력. 각종 콜라보, SNS 등 미디어 운영 능력,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와 중재를 하는 태도, 유저들과 얼마나 상호작용을 잘 해내는지…
- 커뮤니티의 구성원. 이미 강력한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홀더가 있는지?(예: 스테픈 커리, 에미넴, 네이마르 등의 홀더를 보유한 BAYC), 구성원이 얼마나 열성적이며 충성도가 높은지?
이런 정성적인 부분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해당 프로젝트의 디스코드나 트위터에 직접 참여·관찰하며 알아봐야만 합니다.
2. 수요 측면 결론
토큰 이코노믹스의 수요 측면의 결론은 간단합니다. 바로 사람들이 해당 토큰을 사는 이유가 뭔지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지? 보유했을 때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얼마나 강력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냈는지?
결론은 간단하나, 수요 측면은 정성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을 수밖에 없기에 보다 높은 통찰력과 세심함을 요구합니다. 최근에는 커뮤니티의 영향력을 계량화·수치화하기 위한 시도(커뮤니티 버즈 등)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소 한계점이 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토큰의 수요 측면 분석에 있어서는 일정 부분 정성적인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토큰의 커뮤니티에 직접 뛰어들어, 보고 느껴야만 알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참여 관찰법에는 개인의 성향·편견·주관이 해석에 개입할 여지가 있으며, 지각 과정과 인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수와 의견 교류·적대적 협업 등을 시도하고, 지속적인 시행착오를 통해 진짜 제대로 된 수요의 시그널을 감각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3. 토큰 이코노믹스 체크리스트
<공급 측면>
- 순환 공급량과 최대 공급량
- 연간 토큰 인플레이션율
- MC/FDMC
- 초기 토큰 캡 테이블
- 토큰 분배 구조
- 토큰 언락 베스팅 스케줄
<수요 측면>
- 토큰의 존재 이유
- 토큰의 목표
- 보유해서 생기는 혜택
- 팀의 사업개발/마케팅 능력
- 팀과 커뮤니티를 이끄는 컬트적 존재 유무
- 커뮤니티의 분위기
이렇게 토큰 이코노믹스의 개론을 모두 마쳤습니다. 여기서 나온 내용은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아무리 좋은 토큰 이코노믹스를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가격 상승을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토큰의 가격은 매우 복합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격 형성의 기초가 되는 ‘토큰 이코노믹스’를 알고 있다면, 보다 나은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를 위해 알아야 할 토큰 이코노믹스 ① 기초 편 ② 기본 편
돌비콩 — 고팍스 리서치 파트너. ‘돌비콩의 코인정복’ 텔레그램과 블로그 운영.
면책 조항: 해당 게시글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추천을 하는 것이 아니고 내용상의 정합성과 정확성, 완전성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하지 마십시오. 작성된 내용은 작성자 본인의 견해이며, 고팍스의 공식 의견이 아닙니다. 본지는 어떠한 투자적, 법률적 책임 등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