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출에서의 재담보 리스크란 무엇인가요?
- 재담보는 대출자(플랫폼)가 사용자가 예치한 담보를 활용해 자신의 대출을 보증하거나 제3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때 발생합니다.
- 이 방식은 유동성을 높이고 플랫폼이 높은 이자율을 제공할 수 있게 해주지만, 동시에 복잡한 금융 의존성 사슬을 형성합니다.
- 가장 큰 리스크는 제3자 차입자가 채무 불이행에 빠질 때 발생하며, 이는 1차 대출자의 파산 및 예금자의 출금 불가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투자자는 개별 수탁을 통해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으며, 서비스 약관을 이해하고 높은 수익률과 보안 사이의 상충 관계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들어가며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을 통해 수동적 소득을 얻는 것은 인기 있는 투자 전략이 되었습니다. 사용자는 디지털 자산을 예치하여 저축 계좌처럼 연간 수익률을 얻습니다. 하지만 전통 은행과 달리, 이러한 수익을 창출하는 메커니즘에는 종종 재담보(Rehypothecation)라고 알려진 관행이 포함됩니다.
재담보는 전통 금융에서는 표준적인 관행이지만, 가상자산 분야에서는 규제가 훨씬 적은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중앙화 거래소나 대출 플랫폼에 자산을 맡기는 투자자라면 이 개념을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담보 설정과 재담보 설정의 이해
담보 설정은 대출을 보증하기 위해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을 때 집이 은행에 담보로 잡히는 것과 같습니다. 소유권은 여전히 본인에게 있지만,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은행이 해당 자산에 대한 청구권을 갖습니다. 가상자산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현금 대출을 받기 위해 비트코인을 락업할 때 이러한 과정이 일어납니다.
재담보는 담보를 보유한 주체(은행 또는 가상자산 플랫폼)가 고객이 맡긴 담보 자산을 가져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개 자신의 트레이딩을 위한 담보로 쓰거나 제3자에게 다시 대출해 주는 식입니다. 즉, 여러분이 플랫폼에 돈을 빌려주면, 플랫폼은 그 돈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구조입니다.
가상자산에서 재담보가 작동하는 방식
재담보는 많은 고수익 가상자산 계좌의 원동력입니다. 일반적인 자금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예치: 사용자가 5% APY를 제공하는 중앙화 대출 플랫폼에 1 BTC를 예치함.
- 재대출: 플랫폼은 사용자의 1 BTC를 가져와 기관 차입자(헤지펀드나 마켓 메이커 등)에게 8% 이자율로 대출함.
- 스프레드(예대마진):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5%를 지급하고 차액인 3%를 수익으로 챙김.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것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용자의 비트코인이 더 이상 플랫폼의 콜드 스토리지(안전한 보관소)에 있지 않고, 제3자의 손에 넘어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재담보의 핵심 리스크
자산이 재담보되면 예금자는 거래상대방 리스크에 노출됩니다. 이는 한 주체의 실패가 다른 주체들의 연쇄적인 붕괴를 유발할 수 있는 '카드 집' 같은 시나리오를 만듭니다.
1. 거래상대방의 지급 불능
- 헤지펀드(차입자 B)가 잘못된 매매로 손실을 입어 플랫폼(대출자 A)으로부터 빌린 BTC를 갚지 못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대출자 A는 대차대조표에 구멍이 생기게 되고, 결국 사용자에게 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됩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제3자의 재정 건전성에 의존하게 되는 셈입니다.
2.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
-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사용자들은 동시에 자금을 인출하려 합니다. 만약 플랫폼이 사용자 자금의 상당 부분을 유동성이 낮은 투자처나 장기 대출로 재담보했다면, 인출 요청에 응할 현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보통 인출 중단과 파산으로 이어집니다.
3. 무담보 채권자 지위
- 미국과 같은 전통 증권 계좌에서는 재담보가 대출 잔액의 140%로 제한되며 예금자 보호(SIPC)가 적용됩니다. 하지만 가상자산 규제는 아직 발전 단계입니다. 많은 대출 플랫폼의 서비스 약관에는 예치 시 자산의 소유권이 플랫폼으로 이전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파산 시 예금자는 종종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되어 상환 순위에서 가장 뒤로 밀리게 됩니다.
사례: 2022년 유동성 위기
재담보의 위험성은 2022년 가상자산 시장 붕괴 당시 현실화되었습니다. 공격적인 재담보 전략을 사용했던 주요 플랫폼들이 무너졌습니다.
- 셀시우스 네트워크: 사용자 자금을 고위험 디파이(DeFi) 프로토콜과 대출에 재담보했습니다.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사용자 인출에 대응할 유동성을 제때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 보이저 디지털: 보이저는 사용자 자산 수억 달러를 단일 헤지펀드인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3AC)에 대출했습니다. 3AC가 트레이딩 손실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자 보이저 역시 지급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CeFi vs DeFi 재담보
중앙화 금융(CeFi)과 탈중앙화 금융(DeFi)을 구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CeFi의 운영은 더 불투명합니다. 사용자는 거래상대방이 누구인지, 레버리지가 얼마나 사용되는지 모른 채 블랙박스에 자금을 입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DeFi에서도 재담보(주로 리퀴드 스테이킹이나 래핑 자산 형태)가 존재하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투명합니다. 사용자는 블록체인상에서 자신의 자산이 어디에 배치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DeFi는 코드의 버그로 인해 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재담보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법
- 개별 수탁: 재담보 리스크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비수탁형 지갑에 자산을 보관하는 것입니다. 개인 키를 본인이 가지고 있다면 자산이 대출에 쓰일 수 없습니다.
- 약관 확인: 중앙화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서비스 약관을 정독하십시오. 소유권 이전 조항이나 플랫폼이 자산을 담보 제공, 재담보 설정할 권리를 명시한 조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수익률 평가: 높은 수익률을 의심하십시오. 플랫폼이 시장 평균보다 현저히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면, 그 수익을 내기 위해 더 위험한 재담보 전략을 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분리 보관 계좌: 소매 투자자에게는 드물지만, 일부 기관 관리자는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을 섞지 않는 분리된 지갑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마치며
재담보는 양날의 검입니다. 한편으로는 시장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보유자가 유휴 자산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락장에서 자금 전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적 리스크를 초래합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선택은 결국 위험 감수 성향에 달려 있습니다. "키가 없으면, 코인도 없다(Not your keys, not your coins)"라는 격언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금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만이 재담보 리스크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