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가상자산 마켓 인사이트: 2025년 12월호
01 / 핵심 정리
- 11월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은 15.43%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12월 FOMC에서의 금리 결정이 불확실한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금리 25bp 인상이 유력시되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Strategy, Bitmine과 같은 디지털 자산 국고 보유 기업 주가는 각각 36%, 38% 급락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공포를 자극했습니다. 다만 12월은 거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차익 실현 압력이 줄고, 얇은 연말 거래 속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기적인 되돌림 랠리가 나올 여지는 있습니다.
- 연준의 양적긴축(QT)은 12월 1일을 기점으로 종료되며, 2022년부터 이어진 매파적 긴축 사이클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됩니다. 1월부터 연준은 월 200~250억 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형태로 대차대조표 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명목상 ‘기술적 조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완화적 유동성 공급이며, 금리 인하 이상의 완화 신호를 주는 ‘QE Lite’에 가깝습니다.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궁극의 베타 자산으로 여겨지는 BTC에는 의미 있는 하방 지지 요인이 됩니다. 과거에도 QT 종료 이후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빠르게 다시 확대될 때, 위험자산 랠리가 반복되어 왔습니다.
- 주식 시장에서는 과열되었던 NVIDIA–OpenAI GPU 중심의 ‘레드 캠프’에서 Google TPU 생태계 중심의 보다 균형 잡힌 ‘그린 캠프’로 리더십이 회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전히 강한 위험선호가 유지되는 강세장 심리를 보여주며, 크립토 역시 이에 동행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기적으로는 NVIDIA 밸류체인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입니다.
- 11월 현물 BTC ETF에서는 출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월간 순유출이 발생해, 한 달 동안 35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일부 주간은 순유출이 주당 10억 달러 안팎에 달했으며, 월간 거래대금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유출은 크립토 전반의 조정 및 거시 불확실성 심화와 맞물려 나타났고, ETF 자금 흐름이 위험선호 변화에 직접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새로 상장된 알트코인 ETF(SOL, XRP, LTC 등)는 BTC ETF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순유입을 기록했습니다.
- 디지털 자산 국고(DAT·Digital Asset Treasuries) 기업들은 시장 변동성과 규제 압력 속에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예정된 MSCI의 지수 편입 기준 조정, 일본거래소 그룹(JPX)의 모니터링 강화는 디지털 자산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에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단순 ‘코인 보유 상장사’에서 벗어나 수익 창출(스테이킹, 디파이 운용 등)과 디지털 자산의 본업 연계가 없는 DAT는 장기적으로 청산 압력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02 / 크립토 시장 동향
11월에는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전월 대비 15.43% 감소하며, 10월에 이어 약세 모멘텀이 이어졌습니다. 12월 FOMC에서 25bp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시장은 연준의 스탠스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본은행은 25bp 금리 인상이 예상되며, 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언와인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1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가총액 점유율은 각각 58.7%, 11.6%로 하락했습니다. 가격 조정 속에서 디지털 자산 국고형 상장사들은 강한 압력을 받고 있으며, 대표적인 두 기업인 Strategy와 Bitmine의 주가는 각각 36%, 38% 하락했습니다.
전망을 보면, 12월에는 차익 실현이 둔화되고, 연말 특유의 얇은 거래 속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기적인 반등 랠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거시 환경의 역풍이 지속되고 있어, 이는 구조적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적 가격 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 BCH, TRX는 각각 0.7%, 4.2%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 XRP와 DOGE는 각각 11.5%, 19.3% 하락했습니다. 한편 Franklin과 Grayscale의 XRP ETF가 11월 중 상장되었고, 상장 첫날에만 6,000만 달러 이상 순유입이 발생하며 강한 투자 수요를 확인했습니다. 반면 Grayscale DOGE ETF는 상장 초기 거래가 미미해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습니다.
◆ 비트코인은 11월 중 한때 8만 달러 수준까지 밀렸다가, 월말에는 약 8만7,000달러 선에서 마감하며 월간 16.7%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현물 BTC ETF에서는 공포 매도와 함께 약 40억 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순유출이 발생했습니다.
◆ BNB는 전체 시장과 동반 조정되며 11월 한 달 동안 18.4% 하락했습니다.
◆ ETH는 시장 조정과 함께 21.3% 하락했습니다. 12월 예정된 ‘Fusaka’ 업그레이드는 PeerDAS와 Verkle Tree 도입을 통해 확장성과 효율을 개선하고, L2 체인의 사용자 경험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SOL은 11월에 25.5%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현물 Solana ETF에는 꾸준한 순유입이 이어졌습니다.
◆ HYPE는 코어 팀에 배정된 물량의 선형(Linear) 언락에 따른 매도 압력 우려로 26.7% 하락했습니다.
◆ ADA는 11월 주요 메이저 코인 중 가장 큰 폭인 31% 하락을 기록했는데, 이는 체인 버그를 악용한 트랜잭션으로 인한 체인 스플릿 이슈가 직접적인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2.1 탈중앙화 금융(DeFi)

2025년 11월 DeFi 총 예치자산(TVL)은 전월 대비 20.8% 감소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디페깅과 Balancer 해킹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유동성 공급자들이 위험 회피 차원에서 자금을 회수한 영향이 컸습니다.
상위 5개 DeFi 생태계 가운데 BNB 체인과 Arbitrum만이 TVL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으며, 다른 체인들의 점유율은 다소 하락했습니다. 한편 Uniswap은 거버넌스 제안 형태로 ‘수수료 스위치(fee switch)’를 논의 중인데, 이는 프로토콜 수수료의 일부를 유동성 공급자(LP)에서 UNI 토큰 홀더에게로 재배분하는 구조입니다. 이 수수료를 토큰 소각 메커니즘과 결합할 경우 UNI 공급 축소를 통해 토큰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한편, LP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 감소라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는 ‘안전자산 선호’ 성격으로 증가했습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0.37% 감소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후퇴를 기록했습니다. 전통 금융시장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스테이블코인 예치 수익률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고, 크립토 가격 조정이 겹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아예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입니다. 각종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이어지며 상환·환매 규모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USDC 시가총액은 소폭 증가한 반면, USDT는 감소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두 주요 플레이어 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2.2 NFT(대체불가능토큰)

2025년 11월 NFT 시장의 총 거래량은 전월 대비 48.2% 감소하며, 최근 몇 달 중 가장 가파른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이더리움 기반 NFT는 여전히 시장을 리드하고 있으나, 거래 대금은 70% 급감했습니다. BNB, 비트코인, Base 체인 기반 NFT 거래량 역시 각각 74%, 43%, 67% 감소했습니다. 상위 20개 NFT 컬렉션 중에서는 Mythos 체인의 DMarket이 11월 1위를 기록하며, 이더리움의 인기 컬렉션인 Pudgy Penguins와 CryptoPunks를 제쳤습니다. Base 네트워크의 DX Terminal은 지난달 1위에서 7위로 밀려났고, 거래량은 77% 감소했습니다.
전체 크립토 시장의 가격 조정과 함께, 투기적 성격이 더 강한 NFT 영역의 거래량과 활동성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03 / 이달의 주요 차트
QT 종료는 끝이 아니라 시작, QE가 다가온다

연준은 10월에 이미 QT 중단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술적으로 QT가 실제 종료되는 시점은 12월 1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1월 동안은 유동성 측면의 명확한 수혜가 체감되지 않았으며, 12월 1일 이후에야 비로소 2022년부터 이어져 온 매파적 긴축 사이클이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연준은 만기가 도래하는 MBS를 단기 국채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 구성을 조정할 예정입니다. 이는 즉각적인 완화 정책이라기보다는 월 400억 달러 수준의 유동성 흡수를 중단하는 조치로, ‘추가 긴축을 멈춘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점진적인 긍정 요인입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QT 중단은 첫 단계일 뿐이고, 경제 성장률과 유동성 중립 수준을 맞추기 위해 연준은 결국 대차대조표를 다시 확대해 왔습니다.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는 1월부터 연준이 ‘대차대조표 성장 국면’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월 200~250억 달러 규모의 단기 T-bill 매입을 통해 준비금을 보충하고 시스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연준은 이를 ‘기술적 운용’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동성 주입 효과를 가지며, 사실상 ‘QE Lite’에 해당합니다. 이는 단순 금리 인하보다 더 직접적인 완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크립토 자산, 특히 비트코인은 글로벌 거시 유동성에 대한 ‘궁극의 베타 자산’으로 인식되는 만큼, 이러한 유동성 레짐 변화는 향후 시장 퍼포먼스의 견고한 기초를 제공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AI 버블의 회전: 사이클 후반부의 관점

지난 한 달간 시장을 지탱하던 ‘골디락스’ 환경, 즉 과열도 과냉도 아닌 적정 리스크 환경은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훼손되었습니다. 정부 통계 공백, 10월 FOMC 이후 매파적 피벗, 그리고 하이퍼스케일러 AI 투자에 대한 수익성 회의론이 그것입니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집약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AI 관련주 전반에 매도가 출현했고, 이 과정에서 크립토 역시 위험자산과 함께 동반 하락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사이클은 ‘강한 확장’에서 ‘완만한 둔화’로 이동하는 국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금리는 점진적 인하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고, 이런 환경에서 기업들은 대개 레버리지 확대와 운영 효율화(비용 구조 최적화)를 통해 성장을 방어하고 수익률을 확보하려 합니다.
AI 인프라, 코어 R&D와 같은 자본집약적 프로젝트에 대한 공격적 자본 배분은 사이클 후반부의 전형적인 패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확대와 대차대조표 재구조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간입니다. 투자자들은 기업 부채 증가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강세장이 끝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뿐입니다. 경기침체 진입 혹은 밸류에이션 버블 붕괴입니다. 현재 베이스 시나리오에서는 어느 쪽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위험선호는 당분간 유지될 여지가 있습니다.
11월 후반으로 갈수록 AI 내에서도 내러티브의 중심이 회전했습니다. Gemini 3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과, 구글이 TPU를 메타에 공급한다는 발표는 ‘Google TPU 생태계’라는 새로운 리더십 스토리를 제공하며 모멘텀을 이어가는 역할을 했습니다. 크립토도 이에 동행해 반등했고, 단기적으로는 NVIDIA–OpenAI 밸류체인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되었습니다.
현물 BTC ETF, 사상 최대 월간 순유출

현물 BTC ETF는 11월에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월간 순유출을 기록하며, 35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11월에는 순유출이 주당 10억 달러 안팎 혹은 그 이상인 주가 연속해서 나타났고, 올해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단일 일일 순유출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가속화된 ETF 환매는 비트코인이 8만 달러 부근까지 밀린 전반적인 시장 조정 구간과 맞물려 나타났으며, 10월 이후 심화된 매크로 불확실성과 금리 인하 기대 변화 등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입니다.
조정이 깊어지면서 BTC 가격은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에 근접했고, 이는 투자 심리를 더욱 약화시키고 민감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ETF 투자자들이 현재 BTC를 ‘위험자산’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자금 흐름을 빠르게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ETF 자금 흐름이 BTC 가격과 크립토 전체 시장 퍼포먼스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며, 크립토와 전통 금융시장 간의 상호 연계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거래 활동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11월 21일 기준 일일 BTC ETF 거래대금은 약 110억 달러에 달하며 기록을 여러 차례 경신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BTC ETF에서 지속적인 순유출이 발생하는 가운데서도, 새로 상장된 알트코인 ETF는 상장 이후 일관된 순유입을 기록하며, 보다 넓은 크립토 ETF 상품군 전반에 대한 초기 투자 수요를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입니다.
DAT, 스트레스 테스트에 직면

디지털 자산 국고(DAT) 기업들은 현재 시장 변동성과 규제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다수의 DAT 기업들이 레버리지와 투자자 열기에 힘입어 순자산가치(NAV) 대비 프리미엄(mNAV) 구간에서 거래되었으나, 최근 변동성 확대와 지수 편입 리스크가 부각되며 디스카운트 영역으로 내려온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이벤트는 2026년 1월 15일 예정된 MSCI의 결정입니다. MSCI는 자산의 50% 이상을 디지털 자산으로 보유하거나, 사실상 디지털 자산 매집을 주요 목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기업을 지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거래소 그룹(JPX) 역시 유사한 크립토 재무 전략 전환을 시도하는 상장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DAT 모델로의 편승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입니다.
DAT의 미래는 지금 분기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에 의존해 단순 보유 전략을 펴던 플레이어들은 장기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조기 청산을 강요받을 수 있고, 반대로 Treasury 2.0이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운용자들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생존하는 DAT는 단순히 디지털 자산을 쌓아두는 것 이상의 가치를 증명해야 합니다. 스테이킹, 디파이 운용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을 본업에 깊이 통합해 새로운 매출원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한 DAT는 규제·시장 양쪽 압력 속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