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만의 월드코인은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 written by 돌비콩
<목차>
- 들어가며
- ‘인간실격’을 피하기 위한 ‘인간증명’
- 맑은 눈의 광인, 샘 알트만
- 무어의 법칙과 자본과세
- Why 월드코인 — 5.1)미션과 비전 5.2)PROOF OF PERSONHOOD: 인간증명이 필요한 이유
- What is 월드코인 — 6.1)월드 ID: 탈중앙화 신원 프로토콜 6.2)오브(Orb): 홍채 스캔 장치 6.3)월드 앱: 월드코인 지갑 6.4)월드코인(WLD): 모두를 위한 인센티브
- 월드코인이 홍채를 채택한 이유
- 월드코인 재단과 탈중앙화
- 월드코인과 개인정보보호 — 9.1) 영지식 증명의 활용 9.2) 개인정보보호 인증 프로토콜: PPPoPP
- 월드코인을 둘러싼 논란과 비판
- AI시대의 UBI로 가는 길
1. 들어가며
월드코인은 AI가 만들어 낼 디스토피아에 대한 위기감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 튜링 테스트를 넘어서는, 즉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지능을 갖춘’ AI가 보편화될 것이다.
AI가 인류의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늘릴 것은 자명하다. 인간의 수요가 문명의 발전을 따라가기 어려워, 머지않은 미래엔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이 만들어 낼 폭발적인 생산력은 단순한 물질적 상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에는 ‘정보’도 역시 포함된다.
특히 요즘 온라인의 콘텐츠 수가 급증한 건 체감이 될 정도다. 가히 ‘정보의 바다’라고 칭할만하다. 그러나 정보의 범람에 따라 데이터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엔진 인덱스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검색 UX를 떨어트리는 SEO 포이즈닝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도 AI 기술 발전과 관련이 있다. AI를 활용하면 초단기간 동안 그럴듯한 쓰레기들을 무한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학계에서는 챗GPT가 대필한 에세이 과제를 가려내기 위한 방법론 강구에 한창이다.
이전에 만약 블록체인의 인센티브 시스템이 AI 발전과 그로 인한 정보의 범람을 막을 수 있는 유즈케이스로 인정받는다면, 이것이 블록체인의 진정한 매스 어답션을 이륙할 킬러앱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DM으로 접근하는 사기꾼과 스캐머들, 발달한 AI로 무한한 스캐밍(scamming)이 가능해지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면?
오프라인이 아닌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얼굴, 목소리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진짜와 다름없이 흉내 낼 수 있다.
AI가 만들어 낸 가짜 펜타곤 폭발 사진이다. 이로 인해 한때 미 증시가 출렁이기도 했다. AI가 만든 가짜뉴스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가짜보다 진짜 같은 가짜들 사이에서, 과연 진짜를 구별할 수 있을까? 수많은 복제들 사이에서 원본을 찾을 수 있을까? 무엇이 진짜인지 구별하기조차 어려울 때, 사회는 붕괴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AI로 목소리 복제해 보이스피싱을 하는 사례가 급증,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해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작곡 콘텐츠들도 다수 보인다.
10년만 지나도, 온라인과 메타버스에서는 나와 교감하는 상대방이 AI인지 사람인지 구별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무한한 인터넷 공간은, 인류만이 차지하기엔 너무나 광활하다.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의 빈 공간을, 유한한 사람이 아닌 무한한 AI로 채워 넣어야 할 그리고 채워 버릴 수 있는 시기는 반드시 온다.
2. ‘인간실격’을 피하기 위한 ‘인간증명’
무한한 AI 사이에서 스스로 ‘인간’임을 증명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울지도 모른다.
현대판 옹고집전, 가짜에 자리 내주고 겪게 되는 처절한 인정투쟁기의 주인공이 우리가 될 수도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 유한한 인간을 흉내 낼 수 있는 수많은 AI 사이에서 ‘인간’임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21세기 가장 혁명적 사업가라고 평가받는 샘 알트만. 그의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인간실격에 대한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안전성, 접근성을 담보하는 분배 혁신 인프라이면서, 익명성과 가명성을 가져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쉽게 창조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최근 ‘온체인 트랜잭션 에어드랍 메타’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중 대다수는 한 사람이 여러 지갑을 생성해,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가는 ‘다계정’ 행위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격자가 다량의 가짜 신원을 생성해 네트워크를 장악하려는 ‘시빌 공격’도 같은 맥락이다. AI를 활용해 훨씬 정교하고 광범위한 시빌 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심지어 인간과 구별되지 않는 무한한 AI들이 인간의 기본소득(Basic Income)을 탐하기 시작한다면?
디플레를 맞이하고, 마침내 인간이 AI보다 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비생산적인 일밖에 남지 않았을 때, 자본주의는 필연적 붕괴 위기에 직면한다.
3. 맑은 눈의 광인, 샘 알트만
올해 최고의 화제는 단연 챗GPT 붐과 함께 특이점 도래를 앞둔 AI 산업이다. 미국에서도 AI 기술을 두고 상원 청문회 열렸다. 청문회 주인공은 챗GPT의 개발사 오픈AI CEO 샘 알트만이다. 여러 말들이 나왔지만, 그중 단연 압권은 알트만과 케네디 의원과의 대담이다.
케네디: 당신 돈 많이 벌죠?
알트만: 아뇨, 의료보험 낼 정도로만 받습니다. 제겐 오픈AI 주식이 없습니다.
케네디: 오, 그건 흥미롭네요... 당신, 변호사나 대변인 필요하죠?
알트만: I'm doing this because I love it.
케네디: ...thank you Mr. chairman.
알트만: thanks, Senator Kennedy.
이 장면을 보자니 샘 알트만은 곧, 최근 인기를 끄는 ‘맑은 눈의 광인’ 캐릭터의 현신이 아닌가 싶다. 맑은 눈의 광인이란, ‘어떠한 고난에도 견뎌내며 열정이 넘쳐흐르는 광기 어린 소년만화의 주인공 같은 모습’을 표현한 신조어다. “변호사나 대변인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는 짓궂은 케네디 상원의 질문에, “제가 좋아서(Love) 하는 일이니까요.”라고 답하는 모습은 알트만의 열정과 순수 그리고 광기를 잘 보여준다.
오픈AI의 CEO이자 챗GPT로 대 AI시대를 연 알트만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청문회에서 가장 강조한 내용은 AI 규제의 필요성이다. 폭발적으로 발달한 기술로 인한디스토피아를 다루는 여러 SF 영화에서 보듯, AI의 분별없는 성장은 곧 인류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알트만은 AI가 고도로 발달하면 자본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수익을 창출하는 세상이 오면, 시장경제의 근간인 사유재산을 더 이상 주장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알트만의 이전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미래의 디스토피아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찾아볼 수 있다. 그가 말한 대로, 뛰어난 창업가는 ‘편집증적’이고, ‘신경질적’이며, ‘예민’하고, 늘 ‘존재론적 위기’로 불안해한다.
사실 오픈AI의 설립 목적은, AI의 활용보다는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픈AI는 인류에게 헌신적이고, 민주적이며, 공정한 AI 제공을 목표로 한다. 16년 작성된 오픈AI의 미션에는 ‘안전한 AI 구축과 그 효용의 광범위하고 균등한 분배’가 명시되어 있다.
4. 무어의 법칙과 자본과세
“자본주의를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사람이 주식 소유자로서 직접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Sam Altman
알트만은 ‘Moore's Law for Everything’, 모두를 위한 무어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무어의 법칙은 지난 수십 년간 IT 업계를 지배한 패러다임이다. 반도체의 집적회로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무어의 법칙이 무너졌다는 평도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네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AI 혁명은 엄청난 이벤트가 될 것이며, 상당한 부를 창출할 것이다. 과거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같은 발명품에서 보았듯이 기술 발전은 사회와 경제, 문화를 크게 변화시킨다. After AI, 다음 세기에 우리가 이룩할 발전은, 이전까지 축적된 인류의 모든 발전을 능가할지도 모른다.
기술, 특히 AI는 상품과 서비스의 비용 감소를 주도한다. 공급망에 필요한 노동력은 대부분 AI로 대체되어 의식주·교육·의료 등에 필요한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시스템을 전환해야만 한다. 안정적인 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포용성을 기반으로 한 인류애적 자본주의 정신이 필수적이다.
자본주의는 인류 성장의 원동력이지만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낳는다.
기술력이 창출할 어마어마한 생산성과 그에 따른 분배 문제. 그래서 노동 과세 대신 자본과세가 필요하다. 알트만은 기업의 잉여 자본을 일부 할당해, 미국 주식 기금(American Equity Fund), 즉 기본소득 펀드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머지않은 미래엔 약간의 기본소득만으로도 누구나 충분히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생산성 폭발로 인해 모든 상품이 더욱 저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알트만은 기본소득이 초래할 수 있는, 개인과 기업의 성장 동기 저해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모든 사람이 미국 가치 창출의 일부를 소유한다면, 미국이 더 잘하길 바랄 것”이며 “기술은 부의 선순환을 만들고 전하는 공통 신념이 될 것”
알트만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기업가치의 2.5%에 해당하는 신주를 발행, 세금을 납부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사유지에도 2.5%의 토지세를 부과한다. 이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사용한다. 2.5%라는 높지 않은 비율임에도, 상품 비용 감소로 인해 충분한 기본소득 재원이 될 수 있다.
알트만은 YC 리서치를 통해 기본소득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I는 10년 안에 성인 1명당 연간 13,500달러 규모의 ‘충분한’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자본과세 및 기본소득의 실현에 대해선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토지 감정과 세금 회피 등 여러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에는 매우 정교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시스템적 혁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정책 및 인프라 변화와 대중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
5. Why 월드코인
AI 디스토피아와 존재론적 위기에 대한 고찰 끝에 나온 첫 번째 대답이 오픈AI였다면, 두 번째는 월드코인이다. 알트만은 필연적으로 다가올 부의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기본소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부의 불평등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시대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도구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그들이 지은 이름처럼 ‘월드코인’은 디지털 자산을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화폐를 꿈꾼다. 이는 신원 확인과 데이터 수집의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고유한 장치인 홍채 스캔 구슬, 오브(Orb)를 통해 이루어진다.
생체인식·인공지능·블록체인, 그 세 가지 조합이 풍기는 첫인상에서 다소 오웰(Orwell)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칫 인류 멸망이나 파놉티콘, 빅 브라더 같은 끔찍한 이미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월드코인의 파격적인 제안은 분명, 경제적 영향부터 개인정보보호 및 데이터 보안을 둘러싼 윤리까지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할 것이다.
5.1 미션과 비전
월드코인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소유권을 부여하여, 세계 최대의 신원 및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즉, 국가나 배경에 관계없이 글로벌 경제에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월드코인은 개개인의 가치와 평등, 개인정보 보호권, 공개적 협력을 중요시한다. 핵심은 ‘대담함’과 ‘이타심’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글로벌 부의 분배를 재정의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믿음에 뿌리를 두어, 지구상의 모든 개인에게 다가간다. 각 개인에게는 전 세계적으로 분산된 새로운 디지털 자산의 지분을 제공하여 부의 불평등을 해소한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되고 투명하며 안전한 금융 시스템을 제공하며, 생체인식은 분배를 위한 공정하고 고유한 신원 확인 시스템을 보장한다. 이러한 양립은 부의 중앙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응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경제 참여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부의 접근을 민주화하여 보다 포용적인 글로벌 경제 건설에 도움이 된다.
5.2 PROOF OF PERSONHOOD: 인간증명이 필요한 이유
사람이 만든 콘텐츠와 AI가 만든 콘텐츠를 구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개인의 인간성과 고유성을 확립하는 메커니즘인 '개인 증명(Proof of Personhood·PoP)' 개념으로 이어진다.
월드코인의 PoP는 디지털 신원 확립의 초석 역할을 한다. 월드코인은 개방형 무허가 신원 프로토콜 월드 ID을 구현하고 있다. 월드 ID는 고유성(Uniqueness)과 인간성(Personhood)을 증명하는 글로벌 디지털 여권 역할을 한다. PoP는 시빌 공격을 방지하고 잘못된 정보 유포를 막는 등 주요 AI 오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월드 ID 프로토콜은 개인의 인간성을 검증하는 맞춤형 생체 인식 이미징 장치인 오브(Orb)를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인증이 완료되면 고유한 PoP 자격 증명을 받을 수 있다. 고유한 인간 신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스팸 필터, 디지털 집단 거버넌스, 자원의 공평한 분배, 디지털 ID 도용 방지, AI 시스템에 의한 부의 재분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다.
6. What is 월드코인
월드코인 생태계는 다음과 같은 3요소로 구성된다.
- 월드 ID: 개인정보를 완전히 보호하면서 실제로 고유한 개인임을 증명하는 디지털 신원
- 월드 앱: 월드코인 토큰, 디지털 자산, 전통 화폐를 사용해 전 세계적으로 결제, 구매, 송금을 가능하게 하는 앱
- 월드코인: 독특한 개인임을 인정받은 사람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자유롭게 배포되는 최초의 토큰으로, 유틸리티와 미래 거버넌스를 위함
6.1 월드 ID: 탈중앙화 신원 프로토콜
월드 ID는 소유자의 휴대폰에 담긴 고유한 글로벌 디지털 여권이다. 이는 월드코인의 글로벌 신원 프로토콜로, 고유성과 인간성을 디지털로 증명하는 PoP 자격을 부여한다. 이는 오픈 소스이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구축되어 있다.
월드 ID에는 3가지 핵심적인 특징이 있다.
- 홍채 코드를 포함한 개인의 생체 데이터와 완전히 연결이 끊어지도록 설계되었다.
- 추가 개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고유한 인격 증명 등 특정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ZKP)을 사용한다.
- Semaphore라는 오픈 소스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검증이 익명이며 개인의 정체성을 추적할 수 없도록 보장한다.
검증된 월드 ID를 받기 위해서는 개인의 고유성과 인간성을 증명하기 위한 홍채 인식을 진행해야 한다. 월드 ID와 생체 데이터는 연결되지 않는다. 개인의 월드 ID는 생체 검사가 이루어지기 전, 사용자의 디바이스에서만 생성된다. 생체 인식은 개인의 월드 ID 검증 및 복구에 사용된다.
월드 ID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영지식 증명을 도입, 제삼자가 지갑 공개 키를 알거나 애플리케이션 간 추적을 방지한다. 또한 월드 ID의 사용이 어떠한 생체 데이터, 사람의 홍채(Iris) 코드와 연결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월드 ID는 Semaphore라는 오픈 소스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검증이 신원이나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될 수 없음을 확인한다.
당연히 월드 ID를 통해 웹사이트와 앱을 로그인할 수 있다. '월드코인으로 로그인'을 선택하면 사용자는 지갑에서 요청을 승인하고 고유성을 증명한다. 월드코인은 가명을 지원하므로 하나의 월드 아이디로 여러 계정을 설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봇 간섭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프라이버시는 유지하도록 한다.
월드 ID의 혁신적인 기능은 '익명 작업'이다. 사용자는 개별 영지식 증명을 생성하여 이전에 특정 작업을 수행한 적이 없음을 증명할 수 있다. 이는 투표 같이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이 요구되는 작업에 필요하다.
6.2 오브(Orb): 홍채 스캔 장치
월드코인은 각 개인에게 자산을 분배하기 위해 '오브(Orb)'라는 장치를 활용한다. 오브는 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의 홍채를 스캔, 월드코인 계정과 연결되는 고유 식별자를 생성하는 장치다. 즉 사람임을 입증하기 위해 고안된 고해상도 홍채 스캐너로, 한 개인이 여러 계정을 생성하는 어뷰징을 방지한다.
오브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핵심적인 특징이 있다.
- Orb에서 수집된 이미지는 저장을 요청하지 않는 한 즉시 삭제된다.
- Orb에서 나오는 개인 데이터는 고유성을 확인하기 위한 이미지의 특징을 나타내는 숫자로 이루어진 메시지뿐이다.
월드코인의 홍채 인식 시스템은 생체 정보를 획득하고 압축된(embedding) 표현으로 변환하는 장치와 이를 저장하고 검색하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된다.
이미 홍채 인식은 국경 통제 시스템에 활용된 사례가 있을 만큼, 범용성이 높은 편이다.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시스템에 온보딩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풍부한 생체 정보 원천을 고해상도로 확보해야 한다. 월드코인은 홍채 인식 기술을 채택해 고유성, 사기 저항력,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월드코인은 확장적 인증 및 인간 입증을 위해 안전하고 고해상도의 홍채 스캐너 오브를 개발했다. 오브엔 광학 하드웨어와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다양한 조명 조건과 거리에서의 적응력을 보장한다. 오브는 사용자의 홍채 이미지를 자세히 캡처하여 각 사용자에게 고유한 IrisHash(홍채해시)를 생성한다. 홍채는 고유한 인간임을 확인하는 수단이기에 그 원본 이미지는 저장할 필요가 없다.
홍채 인식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Semaphore 키를 생성
- 사용자가 Orb에 QR 코드를 통해 해싱된 공개 키를 제공
- Orb는 사용자의 홍채를 스캔하고 IrisHash를 계산
- Orb는 해싱된 공개 키와 IrisHash를 서명하여 서명자 노드로 전송
- 서명자 노드가 고유성 검사를 통과하면 IrisHash와 공개 키를 저장
이러한 오브의 도면과 소프트웨어가 투명하게 오픈소스로 공개된 만큼, 추후 다양한 형태의 생산 공정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6.3 월드 앱: 월드코인 지갑
월드 앱은 월드코인 생태계의 지갑으로, 디지털 지갑과 가상자산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의 생태계 편입을 목표로 한다. 앱 내의 ‘Learn to Earn’에서는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다이에 관해 공부하고, 퀴즈를 맞혀 소정의 보상도 받을 수 있다.
월드 앱은 신원 증명과 월드코인 전송 등 핵심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블록체인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을 위해, 다양한 기능보다 UX, 단순성, 접근성에 우선순위를 두었기 때문이다.
월드앱은 이더리움의 상호운용성(Composability)을 월드 앱에 가져옴으로써 다양한 오픈 프로토콜 및 API와 효율적으로 통합된다.
현재 월드 앱은 WalletConnect, Uniswap, Safe, Polygon, Optimism, MoonPay, Ramp, ENS, Circle, Alchemy와 같은 다양한 프로토콜과 API를 활용하고 있다.
- WalletConnect: 앱 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토콜이다.
- Uniswap: 자산의 구매와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프로토콜이다.
- Safe: 지갑의 안전성을 담당하며, 사용자만이 자신의 지갑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 Polygon: 월드 앱을 배포하고 운영하는 블록체인이다.
- Optimism: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보안을 보장한다.
- MoonPay, Ramp: 입출금을 가능하게 한다.
- ENS: 자산을 전송하는 데 사용된다.
- Circle: 디지털 달러를 제공한다.
- Alchemy: 월드 앱이 블록체인과 상호작용하는 데 사용된다.
월드 앱은 이들 프로토콜과 API를 사용하여 사용자들에게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디지털 신원과 금융 시스템을 제공하고자 한다.
6.4 월드코인(WLD): 모두를 위한 인센티브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인구가 법적 신분이 없어 디지털 신원 확인이 어렵다고 한다. 불확실한 신원은 금융 서비스 접근에 큰 걸림돌이다. 월드코인은 이러한 사용자들의 금융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월드코인을 통하면 누구나 홍채인식을 통해 ID 인증과 본인 확인을 하고 토큰을 수령, 전송할 수 있다. 월드코인은 단순한 송수신 뿐만 아니라 DeFi 활용과 NFT 구매 등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월드코인 보조금은 자격을 갖춘 국가에서 월드 ID를 가진 인증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정기 급여다. 이는 더 많은 사람이 월드 앱을 채택하고 정기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월드코인의 메인넷 론칭은 2023년 6월 중으로 예정되어 있다. 월드코인 생태계 참여자는 20달러가량의 기대 수익을 월드코인으로 제공받을 것이 예상된다. 다만 아직 정식으로 프로젝트가 론칭되기 전이기 때문에, 몇 개의 월드코인(WLD)이 20달러 가치에 해당할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일주일에 1개의 WLD가 앱을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추후 프로젝트 본격화에 따라 가격의 윤곽이 잡힐 것이다. 다만 실제 WLD 가치가 예상보다 낮아져도, 개발도상국의 국민에게는 비교적 큰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주 추가로 지급되는 WLD로 인해, 지분이 희석되고 가치 하락하는 문제는 기술 발전과 맞물려 해결된다. 월드코인의 가치 하락보다 생산품의 가치 하락이 훨씬 급속도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생산비용은 극한으로 저렴해져 갈 것이고, 점점 더 작은 자본만으로도 충분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7. 월드코인이 홍채를 채택한 이유
이미 생체 인식은 주민등록, 휴대폰 잠금 해제, 항공편 탑승 등 우리 생활 깊숙이 사용되고 있다. 월드코인은 뛰어난 사기 방지 기능과 풍부한 데이터 확보를 근거로, 홍채 스캔을 택했다. 홍채는 수십억 명의 고유한 사람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 온라인 계정: 계정 복제의 용이성과 제한적인 중복 제거 방법과 사기 방지 기
- KYC: 포괄성이 부족하고 개인정보 보호가 어려우며 사기에 취약
- 웹 오브 트러스트: 인적 오류, 시빌 공격, 개인정보 보호, 사기 등에 취약
- 소셜 그래프 분석: 범용성이 떨어지고 한 사람의 여러 개 신원을 구축할 수 있음
오브는 사용자의 홍채 사진을 촬영하고 머신러닝 모델로 처리하여, 패턴을 수치로 표현한 홍채(Iris) 코드를 생성한다. 이 코드는 오브의 고유한 개인 키로 서명되고 다른 홍채 코드와 비교한다. 홍채 데이터는 사용자 식별이 아닌 고유성을 확인에만 사용된다.
사용자 특별한 요청이 없는 한, 오브가 수집한 이미지는 즉시 삭제된다. 추가적인 개인 데이터는 필요하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고유성 확인을 위한 홍채 코드만이 Orb를 떠나는 유일한 데이터다.
월드코인은 홍채 인식이 개인의 고유한 신원을 증명하는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글로벌 경제 인프라 건설을 위해서는 생체 인식이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타 PoP 방식 대비 홍채 스캔은 사기 방지, 풍부한 데이터, 사용자 경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점을 가진다.
홍채 인식은 현존하는 생체보안 기술 중 가장 보안성이 우수하다. 안면인식 기술의 경우, 보안보다는 편의성에서 강점을 보인다. 인식률 문제도 있는 만큼, 월드코인처럼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꿈꾸는 프로젝트에는 적합하지 않다. 지문의 경우, 한 손가락 지문이 똑같을 확률이 1/1000만이지만, 홍채가 같은 확률은 1/20억 수준이다. 사실상 홍채는 완전히 고유한 생체 부위로, 두 사람이 같은 홍채 패턴을 가질 확률은 0에 가깝다.
높은 엔트로피, 신뢰성, 확장성을 고려하면 지문·안면 인식 대신 홍채를 활용한 생체 인식 채택이 타당하다. 홍채는 고유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의미하는 높은 엔트로피를 가지고 있어, 더욱 정확한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사람의 홍채는 일생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외부적 변화에 취약한 지문이나 얼굴에 비해 신뢰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생체 인식 시스템은 두 가지 방식으로 실패한다. 한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식별하는 ‘오탐’과 이미 생체 인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사람임에도 식별하지 못하는 ‘비합치’다. 양안의 정보를 사용하는 홍채 인식의 경우 OR(단안만 일치해도 통과)과 AND(양안 모두 일치해야 통과) 두 가지 규칙 선택지가 있다.
OR 규칙을 사용할 경우, 새로운 사용자를 잘못 거부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사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시스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AND 규칙은 보안이 어느 정도 저하되지만, 글로벌 사용자 기반을 고려했을 때 지속 가능한 솔루션이기에, 월드코인은 AND 규칙을 채택하고 있다.
8. 월드코인 재단과 탈중앙화
월드코인은 글로벌 금융 신원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탈중앙화 및 커뮤니티 참여가 필요하다. 월드코인은 거버넌스, 엔지니어링, 운영 3가지 측면에서의 다각적 탈중앙화를 추진하고 있다.
- 거버넌스: DAO 구조를 통해 프로토콜 우선순위 설정을 담당하는 월드코인 재단이 설립되었다. 다음 단계는 IP을 재단으로 이전하고, 보조금 프로그램을 설립하고, DAO를 초기 세팅하는 것이다.
- 엔지니어링: 투명성, 책임성, 협업을 보장하기 위해 월드코인은 프로토콜 리포지토리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오브 디자인을 공개했다. 향후에는 더 많은 저장소를 오픈하고, 커뮤니티 호출을 설정하고, 타사 앱과 오브에 대한 표준을 게시하고, 커뮤니티 기여를 받기 시작할 계획이다.
- 운영: 현재 대부분의 인프라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장 운영은 월드코인 재단의 지시에 따라 월드코인 개발사 Tools for Humanity가 조정하고 있다. 이들은 인프라 저장소 및 하드웨어 사양 공개, 오퍼레이터 인센티브 마련, 시장 운영팀에 대한 재단 지원 제공 등을 수행한다.
현재 월드코인 개발사 Tools for Humanity(TFH)는 월드코인에 관련한 로케이션 및 오퍼레이터 선정, 인센티브 모델, 현장 지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그러나 월드코인이 추구하는 이상(Idea), ‘완전한 기본소득 모델’을 이룩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는 재단이 완전히 탈중앙화되어야만 한다.
이는 프로젝트의 통제권을 다양한 그룹에 분산하여 보안, 안정성, 공정성을 증진해야 함을 의미한다. 월드코인 재단은 DAO 모델을 통한 탈중앙화 거버넌스로의 점진적 전환 계획을 밝히고 있으며, 커뮤니티의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보조금 프로그램을 육성 중이다.
월드코인이 프로젝트의 소스 코드와 오브 하드웨어 설계를 공개한 것 역시 탈중앙화 플랜의 일부다. 월드코인은 백엔드 프로세스 및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싱하고 하드웨어 사양을 공개하여 제삼자 인프라 운영을 장려한다. 월드코인은 책임 있는 사용이라는 전제하에서, 오브 디자인과 하드웨어 관련 라이선스 및 파일을 공유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Orb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파트너와 회사로 구성된 활발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월드코인은 더 많은 소스 코드를 공개할 것이며, 퍼블리싱 전에는 필요한 코드 감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누구나 새로운 기능이나 개선 사항을 투명하게 커뮤니티에 제안할 수 있는 '월드 개선 제안(WIP)' 프로세스 구축과 서드파티 오브 연구 및 개발 표준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World ID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출시를 통해, 프로토콜의 전체 유틸리티를 원활히 활용하고자 한다. 월드코인의 SDK는 웹, 모바일, 온체인 통합을 지원하며, 향후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VC), 탈중앙화된 식별자(DID), 이더리움으로 로그인(SIWE)을 지원하는 OAuth 2.0 및 OIDC와 같은 개방형 신원 표준과 호환되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오픈 소스 SDK 제공은 개발자들이 월드코인 기반 프로덕트를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9. 월드코인과 개인정보보호
9.1 영지식 증명의 활용
개인정보보호는 월드 ID의 핵심으로, 월드코인은 영지식 증명(ZKP)을 사용하여 사용자 개인정보보호를 보장한다. 이를 통해 어떠한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고도 월드 ID를 사용할 수 있다. 이메일, 전화번호, 소셜 프로필, 이름 등 모든 것은 선택 사항이다. 프로토콜은 셀프 커스터디를 기본형으로, 사용자가 모든 권한을 갖는다. 사용자의 월드 ID 역시 스스로가 모든 권한을 갖는 그들의 기기에만 저장된다.
월드코인은 영지식 증명(ZKP)과 머신 러닝(ML)을 결합한 영지식 머신 러닝(ZKML)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ZKML 기술은 추후 월드코인에 더 나은 개인정보 보호와 연산 효율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ZKML를 통하면 홍채 코드의 시스템적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월드 ID 사용자는 모바일의 암호화 저장소에서 서명된 생체 인식을 자체적 관리하고, 홍채 코드 생성을 위한 ML 모델을 다운로드하고, 홍채 코드가 실제로 서명된 이미지 생성을 증명하는 ZKP를 로컬에서 생성할 수 있다. 즉, 유저의 디바이스가 오브와 물리적으로 직접 상호작용을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월드코인 생태계는 사용자가 데이터를 쉽게 삭제할 수 있는 메커니즘 가지며, 개인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홍채 이미지는 오브에서 로컬로 캡처 및 처리된 후 삭제된다. 출력되는 건 홍채의 질감을 숫자로 표현한 홍채 코드뿐이다. 이 숫자를 복호화해 원래 홍채 이미지를 추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향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홍채 이미지 백업 옵션은 존재하며, 이 역시 사용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다. 이 백업 역시 암호화되어 안전하게 저장되며, 사용자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미지를 삭제할 수 있다.
이렇듯 월드코인은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에 대한 사용자 제어를 우선시한다. 다만 선택 사항인 이미지 보관 기능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이미지는 암호화되어 저장되지만, 개인정보에 민감한 몇몇 사용자는 생체 인식 데이터 저장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비록 첨단의 기술을 사용해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호하고자 하나, 기술적 복잡성으로 인해 대중적 설득력은 여전히 떨어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부분은 더욱 면밀하고 꾸준한 소통이 더욱 요구되는 바이다.
현재 Tools for Humanity 팀은 더욱 빠르고 정확한 고유성 검증을 위한 엔드투엔드 딥러닝 모델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새로운 모델과 센서를 활용하는 다양한 유형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공격 탐지(PAD)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9.2 개인정보 보호 인증 프로토콜: PPPoPP
월드코인은 개인정보 보호 인증을 위해 PPPoPP(Privacy-Preserving Proof-of-Personhood Protocol)을 구축하고 있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 Semaphore를 채택해, 지갑과 거래에서 오브로부터 개인정보를 분리하여 보관하고 있다.
Semaphore는 세 가지 주장을 증명할 수 있다.
- 멤버십(집합의 멤버임을 익명으로 증명) - “I am a member of the set.”
- 원샷(이전에 이런 상황에서 주장한 적이 없음) - “I have not made a claim before in this context.”
- 시그널(사용자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함) - “I want to say this ....”
Semaphore를 사용하면 멤버십을 증명하면서도 아이덴티티를 노출하지 않아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Semaphore는 'identity commitments’를 사용하여 프라이버시를 생성한다. 이는 비밀 문자열의 해시로, 공개키와 유사하다. 이러한 commitment는 멤버십을 효율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머클트리를 형성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아이덴티티를 노출하지 않고 멤버십을 증명하는 영지식 증명(ZKP)을 생성할 수 있다.
10. 월드코인을 둘러싼 논란과 비판
오브의 오퍼레이터는 사용자를 등록할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는다. 인도네시아 등 개도국에서는 오퍼레이터가 약간의 현금을 담보로 수많은 사람을 유인해 홍채 인식을 진행했다는 폭로도 나온다. 중국은 월드코인 출시에서 제외된 국간데, 일부 중국인들이 다른 사람들의 홍채데이터를 암시장에서 구매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행위 등도 포착됐다.
물론 일련의 사태에 따라 월드코인 측 역시, 가입 절차를 정교화하고 정적 QR 코드를 동적 QR 코드로 변경하는 등 적극적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홍채 스캔과 관련된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생체 인식 데이터의 오용 가능성은 월드코인의 만년 꼬리표다. 론칭을 앞두고 우려하던 사태도 발생했다. 한 해커는 오퍼레이터 오브에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로그인 인증 정보가 유출되기도 한 것이다. 암호화가 완료되면 생체정보가 삭제되지만, 그 이전에 기기에 일시적으로 저장된 이미지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는 불안감도 제기된다.
특히 NSA의 기밀자료를 폭로한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 역시 월드코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한다. 스노든은 “단순히 홍채 스캔 데이터 삭제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지적, 생체 정보를 사용한 신원 파악 자체가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월드코인은 비가역적인 고유 식별자 변환 이후 홍채 데이터의 즉시 폐기를 보장하지만, 회의론자들은 여전히 데이터 유출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이미 과거에 빅테크 등에서 개인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오용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마이닝 관행에 대한 대중의 반발 심리가 더욱 커진다면, 월드코인의 광범위한 채택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논란의 핵심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인식 개선 및 생체 인식 데이터 사용에 있다.
애플의 새로운 개인정보 정책은 광고 업계에 큰 타격을 줬다. 업데이트 후 아이폰 이용자의 90%가량이 앱 추적을 거부해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대한 대중의 강한 열망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오브의 범용화 역시 주요한 문제다. 또한 오브를 전 세계적으로 제조하고 배포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등 유통 과정과 관련된 기술적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단순한 오브의 설계 및 제조와 글로벌 규모의 오브 실생산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오브 생산의 확장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더리움 재단의 커뮤니티 총괄이었던 허드슨은 월드코인의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무섭다고 말한다. 2025년까지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월드코인으로 온보딩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허드슨은 “월드코인이 내세우는 원대한 이상에 비해 제대로 된 계획이나 실무진은 보이지 않으며, 10%씩 투자자와 팀에게 분배되는 토큰 분배 방식 역시 공정한 글로벌 통화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기대보다 실질적인 효용은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월드코인 솔루션 자체의 효용성 논쟁도 있다. 과연 월드코인이 ‘부의 불평등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다. 월드코인이 다루는 미래상을 재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만이 아닌 광의의 철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월드코인을 모두에게 나눠주는 것만으로 부의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그것만으론 사회경제에 깊이 뿌리내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포괄적인 의식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만 한다.
생체 인식, AI, 블록체인의 결합체인 월드코인의 첫인상은 분명 ‘디스토피아’스럽다. 당연히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여러 미숙함도 발견되고 함께 보완적 업데이트도 이루어진다.
시빌 문제의 해결책으로의 홍채 인식 도입은 분명 합리적이다. 사실, 대한민국 모든 성인의 지문은 경찰청 범죄분석실 중앙 DB에 저장되어 있다. 리스크로만 따진다면, 분명 헌법재판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생체정보의 수집·보관·활용에 대하여 목적·대상·범위·기한 등 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오남용 쪽이 더 위험할 수 있겠다.
생체 데이터의 활용과 적용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따라서 윤리적 기준과 사용자의 개인정보보호가 지켜지도록 투명성과 철저한 조사가 병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아직 월드코인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과연 어떤 사회경제적 가치와 효용을 제공할지, 샘 알트만을 포함한 그 누구도 아직 알 수 없다. 비탈릭 또한 “이더리움이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AI에 비해 인간은 불완전하다. 그렇기에 사회를 더 다양하고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우리는 여전히 결함을 원하고, 그러한 결함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자 생의지다. 우리는 완전한 AI보다 미숙한 서로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사람들이 알파고 A와 알파고 B의 ‘완벽한 절정의 대국’보다 알파고와 이세돌, 커제와 신진서의 대국에 더 열광하는 것처럼 말이다.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월드코인이 정말 새로운 대안이 될지, 실패한 실험이자 웃지 못할 글로벌 촌극으로 끝날지, 그 명운은 앞으로 모두에게 달렸다. 추후 무엇을 써 내려갈지 구체화될 내용을 지켜봐야 하겠다.
11. AI시대의 UBI로 가는 길
월드코인은 사용자 수용과 확장성에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17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알트만의 방주’에 탑승했다. 월드코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화폐의 글로벌 배포를 통한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의 구현이다. 금융 레이어와 결합하면 공정한 부의 분배로 이어질 수 있으며, AI 사회의 보편적 기본소득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월드코인이 글로벌 부의 분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월드코인은 글로벌 금융 환경을 변화시키고 부의 불평등을 해소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월드코인의 도입은 금융 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에서 디지털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촉진한다. 월드코인이 제안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접근 방식은 전 세계 사회보장 시스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빈곤 문제의 대응책으로 UBI 프로그램을 고려하는 정부엔 청사진을 제시한다.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 디지털 신원, 글로벌 부의 분배에 관심이 있는 학자, 정책 입안자, 실무자에게 귀중한 연구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헤쳐 나아가야 할 기술적, 사회 정치적 과제는 산적해 있다. 여타 획기적인 이니셔티브와 마찬가지로 월드코인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프라이버시, 보안, 규정 준수, 윤리적 고려 사항과 관련된 문제가 가장 중요하며, 광범위한 채택과 수용을 보장해야 한다.
월드코인의 미래는 이러한 도전과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약속을 이행하며, 글로벌 커뮤니티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AI와 블록체인, 둘은 미래 사회의 양 날개가 될 기술이다. 균형 있게 발전해야만 안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연 샘 알트만의 비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어쩌면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샘 알트만이 본 미래의 14,000,605가지 'AI 디스토피아'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경우의 수일지도 모른다.
대중은 늘 기다려 왔다. 불안하고 불공평하고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바꿔줄 메시아 같은 초인을. 월드코인을 두고 더 많은 논쟁이 있었으면 한다. 웹3 네이티브 정신이 만들어 낼 논쟁사회와, 그 논쟁사회에서 탄생할 초인, 그 초인이 논쟁사회와 만들어갈 혁신적 미래를 기대한다. 나는, 아직까지 초인일지 광인일지 모를 캡틴 알트만의 항해를 계속해서 지켜보려 한다.
"그래서 내 홍채 말인가?"
'새로운 시대'에 주고 왔다...
참고자료
- https://worldcoin.org/blog
- https://docs.worldcoin.org/
- https://moores.samaltman.com/
- https://eopla.net/magazines/2566?utm_source=fb&utm_medium=text-organic&utm_campaign=mg-people-samaltman&fbclid=IwAR1mYNIQyYXVzUv5ZWENMNzWGPDd0tXjf_PdB29dmIZ2xyOJoeH8AehVX4g
- https://www.coindesk.com/tech/2021/10/25/why-everyone-is-mad-at-sam-altmans-worldcoin/
- https://techcrunch.com/2023/05/12/hackers-stole-passwords-of-worldcoin-orb-operators/
- https://themiilk.com/articles/a2d1c7cab?u=15ed0645&t=a435908fb&from#utm_source=facebook&utm_medium=share
돌비콩 — 고팍스 리서치 파트너. ‘돌비콩의 코인정복’ 텔레그램과 블로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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