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CPI, 식어가는 AI: 인플레 재상승과 투자 열기 둔화
- 에너지가 주도하는 인플레이션, 정점에 근접: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7%로 상승했으며, 에너지가 전체 상승률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6.3% 상승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유가 전망을 적용하면 헤드라인 CPI는 10월 약 3.9%에서 정점을 기록한 뒤, 내년 3월에는 2.6% 수준까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AI 수요와 신용시장 동반 둔화: Anthropic의 분기 매출 성장률은 45%로 둔화됐으며, IPO 예상 기업가치도 약 1조 5,000억 달러로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입니다. 바이낸스의 Anthropic 프리IPO 계약 가격은 이틀간 8.8% 하락했고, CoreWeave의 회사채 수익률은 약 16%까지 상승했습니다.
- 비트코인 채굴기업의 주가 흐름 분화: AI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한 채굴기업들의 비트코인과의 상관계수는 0.3 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반도체 업종과의 상관계수는 0.7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6월 이후 비트코인은 30% 상승했지만, 채굴기업 ETF는 57% 하락했습니다.
- 바이낸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저가 매수세 유입: 나스닥이 6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과를 기록한 가운데, 바이낸스 주식 상품으로의 순유입액은 4억 2,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레버리지 반도체 및 지수 ETF와 SpaceX, Pfizer 등이 주요 매수 대상이었습니다.
물가는 상승, 국채금리는 하락
지난주 시장을 지배한 변수는 인플레이션이었으며,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분야는 AI 관련 자산이었습니다.
9월 헤드라인 CPI는 3.7%, 근원 CPI는 2.6%를 기록하며 모두 시장 예상치를 0.1%p 상회했습니다. PPI는 전월 대비 1.3% 급등해 전년 대비 6.3% 상승했으며, 월간 상승폭은 202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두 지표 모두 에너지 가격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10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약 33%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오히려 5.24%에서 5.10%로 하락하며 2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다른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영향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S&P 500이 1.9%, 나스닥100이 5.5% 하락하며 모두 6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습니다. 반도체 업종은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1.8% 급락했고, CoreWeave는 한 주간 25% 하락했습니다.
반면 동일가중 S&P 500 지수는 0.5% 상승했으며, 에너지와 헬스케어 업종도 각각 4.9%, 3.5% 상승했습니다. 시장 전반의 동반 하락보다는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와 업종 간 자금 이동이 두드러졌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은 약 82,100달러까지 2.0%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5.0%, 알트코인 지수는 4.3% 하락했습니다. 반면 브렌트유는 4.9% 상승한 배럴당 110달러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플레이션, AI 신용시장, 채굴기업
에너지가 주도하는 상승, 정점은 가까워지고 있다
9월 CPI는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이 에너지 가격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헤드라인 CPI는 3.4%에서 3.7%로 상승한 반면, 근원 CPI는 2.6%로 유지됐습니다.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20.4% 상승하며 전체 CPI 상승률에 1.35%p를 기여했습니다. 이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3분의 1을 넘는 비중입니다.
PPI 역시 9월 전월 대비 1.3% 상승하며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상품 가격은 2.6%, 서비스 가격은 0.8%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 3월 브렌트유 가격 상승이 에너지 물가 상승률을 플러스로 전환시켰을 당시 당사가 예상했던 물가 전이 과정과 일치합니다.
다만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IA의 10월 유가 전망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12월 배럴당 99달러, 내년 3월에는 93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휘발유를 제외한 나머지 CPI 구성 항목의 기여도가 9월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헤드라인 CPI는 10월 약 3.9%에서 정점을 기록한 뒤 점차 둔화될 전망입니다.
2027년 3월부터는 2026년 봄의 휘발유 가격 급등이 전년 동기 비교 기준에 포함되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해, 헤드라인 CPI가 약 2.6%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을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 정점은 내년 1월로 늦춰지고, 최고 상승률도 약 4.1%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한 차례의 높은 물가 지표를 단순히 미래로 연장해서 해석하기보다, 에너지 가격의 인플레이션 기여도가 얼마나 빠르게 낮아지는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헤드라인 CPI가 3.9%에 이르더라도 근원 CPI가 2.6%에 머문다면, 이는 광범위한 물가 상승보다는 에너지 가격에 집중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CPI 발표 이후 10월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졌음에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락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2025년 10월 물가지수 데이터가 누락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2026년 10월의 공식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을 발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따라서 예상되는 10월 인플레이션 정점은 공식 통계가 아닌 추정치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둔화되는 AI 수요의 성장 신호
수요일 열린 Anthropic의 투자자 설명회는 지난주 AI 수요의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신호였습니다.
Anthropic의 3분기 매출은 168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45% 증가했으며, 조정 기준 흑자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직전 분기에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됐습니다.
Reuters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은 Anthropic의 IPO 기업가치를 기존 약 2조 달러에서 1조 5,00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춰 논의하고 있습니다. 상장은 11월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바이낸스의 Anthropic 프리IPO 계약 가격에 빠르게 반영됐습니다.
ANTHROPICUSDT는 수요일과 목요일 이틀간 8.8% 하락해 1,827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약 1조 8,3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수준입니다. 해당 기간 거래량은 최근 30일 평균의 5.6배에 달했습니다.
주말 종가는 1,887로, 9월 9일 기록한 고점보다 11%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이는 여전히 지난 5월 시리즈 H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9,650억 달러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기업가치입니다.
같은 기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조달 비용도 상승했습니다. CoreWeave가 발행한 표면금리 9.625%, 2032년 만기 회사채는 액면가 1달러당 76.5센트까지 하락하며 수익률이 약 16%로 상승했습니다. CoreWeave 주가 역시 한 주간 25% 급락했습니다.
AI 인프라 산업에 중요한 것은 수요 증가율 둔화와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 수요가 견조하게 증가하더라도 신규 인프라 구축 비용이 계속 높아진다면, 강한 수요만으로 관련 기업의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반론도 존재합니다. Anthropic이라는 단일 기업의 성장률만으로 AI 산업 전체의 수요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AI 활용은 여러 상용 모델과 오픈소스 대안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요를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클라우드 매출 성장률과 설비투자(CapEx)가 더욱 폭넓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주 발표될 Meta의 실적은 두 해석 중 어느 쪽이 타당한지 판단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프리IPO 계약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인프라 기업과 비트코인 보유기업으로 분화
올해 비트코인과 채굴기업 주가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월부터 6월 18일까지 비트코인은 28% 하락했지만, 비트코인 채굴기업 ETF인 WGMI는 88%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비트코인이 30% 반등하는 동안 WGMI는 오히려 57%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괴리는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이 크게 두 집단으로 분화됐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전환한 채굴기업들입니다. IREN, Core Scientific, TeraWulf, Cipher 등은 기존 채굴용 전력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AI 인프라 기업처럼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최근 60일 기준 비트코인과의 상관계수는 0.29~0.33에 불과하지만, 반도체 업종과의 상관계수는 0.59~0.77에 달합니다. 6월 이후 주가도 54~69% 하락했습니다.
두 번째는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량을 유지하는 채굴기업들입니다. MARA, Riot, CleanSpark 등은 비트코인과의 상관계수가 0.41~0.57로 상대적으로 높으며, 주가 하락폭도 AI 사업 전환 기업들보다 작았습니다. 전체 채굴기업 ETF의 비트코인 상관계수 역시 2025년 상반기 0.64에서 현재 0.37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도 확인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6월 저점 대비 40% 반등했음에도 30일 평균 해시레이트는 여전히 지난해 11월 고점보다 12% 낮은 수준입니다.
가격 약세는 해시레이트 하락을 설명할 수 있지만, 가격 반등 이후에도 해시레이트가 회복되지 않은 현상은 일부 채굴 설비와 인프라가 다른 용도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AI 사업으로 전환한 채굴기업들의 주가 하락폭이 특히 큰 이유는 자금조달 구조에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전환에는 상당한 부채 조달이 필요한 반면, 미국 실질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상장 채굴기업들이 계획 중인 프로젝트를 완공하려면 추가로 약 50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기업들에게는 더 이상 비트코인 가격 상승만으로 AI 투자심리 악화나 신용시장 긴축의 영향을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 비트코인 시장의 수급 문제로 연결됩니다. 6월 이후 채굴기업 지갑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15% 감소했습니다. 특히 8월에는 9,566 BTC가 순유출되며 2024년 7월 이후 가장 큰 월간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번 주 채굴기업 ETF가 22% 급락하는 동안 채굴기업 지갑 잔액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채굴기업의 비트코인 매도가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주간 지갑 잔액 변화와 비트코인 수익률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대규모 유출 역시 가격 하락 이전보다는 상승 이후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핵심은 AI 사업으로 전환한 채굴기업들이 이제 비트코인 가격보다 AI 투자 및 자금조달 사이클을 반영하는 지표가 됐다는 사실입니다. 향후 AI 신용시장이 더욱 긴축된다면 부채로 사업을 확장한 채굴기업들은 원리금 상환을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기에 매도가 발생했다면, 앞으로는 가격 하락기에 자금조달 압박에 따른 강제적인 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바이낸스 주식 상품 자금 흐름
10월 12~18일 바이낸스 주식 상품으로 유입된 순자금은 4억 2,600만 달러로, 전주 1억 6,900만 달러에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당사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주간 순유입 규모입니다. 같은 기간 QQQ가 5.5% 하락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저가 매수세가 확인됩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에 1억 8,100만 달러, 산업재에 9,600만 달러, 헬스케어에 4,700만 달러가 순유입됐으며, 세 업종이 전체 순유입액의 약 75%를 차지했습니다.
AI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
AI 관련 주식이 급락하는 동안 매수세는 오히려 강해졌으며, 개별 종목보다 지수 및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관련 상품으로의 순유입액은 전주 7,300만 달러에서 1억 3,000만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주요 순유입 상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품 | 주간 순유입액 |
|---|---|
SOXL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 +4,400만 달러 |
QQQ (나스닥100 ETF) | +3,500만 달러 |
TQQQ (나스닥100 3배 레버리지 ETF) | +1,900만 달러 |
KORU (한국 주식 3배 레버리지 ETF) | +1,900만 달러 |
SanDisk | +4,000만 달러 |
Micron | +2,100만 달러 |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매수세도 유지됐습니다. SanDisk와 Micron에는 각각 4,000만 달러와 2,100만 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반면 Intel은 전주 3,200만 달러 순유입에서 이번 주 400만 달러 순유출로 전환됐습니다. Synopsys와 AMD에서도 각각 3,400만 달러와 1,200만 달러가 순유출되며 가장 큰 매도세가 나타났습니다.
SpaceX, Pfizer, 에너지 관련주로 매수 확대
기술주 외에서는 SpaceX가 8,4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개별 종목 중 가장 큰 자금 유입을 보였습니다. 이는 2주 연속 순유출 이후 나타난 반전입니다.
Pfizer에는 4,700만 달러가 유입됐으며, 브렌트유가 5개월 만의 최고치에 도달한 가운데 Occidental Petroleum에도 3,000만 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Tesla 역시 실적 발표를 앞두고 1,400만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습니다.
반도체 업종이 8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동안 레버리지 및 지수 상품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사실은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AI 관련 부채 우려를 구조적 추세 전환보다는 일시적인 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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