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는 왜 한국시장을 꿈꾸나?

바이낸스는 왜 한국시장을 꿈꾸나?

— written by 이재성 오승훈 은지우 장인영 / reviewed by 돌비콩

목차

  1. 국내 가상자산 시장 현황
  2. 해외 거래소들이 국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3. 해외 거래소들의 국내 시장 진출 현황
  4. 바이낸스의 국내 시장 진출 현황
  5. 해외 거래소 한국 진출의 파급효과와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
  6. 참고자료

TL; DR

바이낸스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단연 글로벌 최대 규모의 거래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바이낸스는 전세계 거래소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55%)을 기록하고 있었다. 미국 정부와의 규제 갈등, 수수료 프로모션 종료, 코인베이스라는 라이벌의 성장 등이 겹치며 올 10월 기준 시장 점유율은 약 21%p 감소한 약 34%대를 유지하고 있다. 큰 폭의 점유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거래소로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지배력의 바이낸스지만, 아직 한국시장에는 제대로된 진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긴 크립토윈터를 지나 다시 활기를 찾고 있으며, 시장은 또 한번의 기회와 도약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이전까지 거래하지 않고 있던 ‘크립토 뉴비’들 입장에선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가 왜 국내 시장의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갖기 쉽다.

이번 리서치를 통해 바이낸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원인과 관련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 그러한 부정적인 흐름 속에서도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1. 국내 가상자산 시장 현황

바이낸스의 국내 시장 진출 현황을 살펴보기 앞서 국내 가상자산시장의 현황을 간략히 확인해보자.

국내 가상자산시장 규모 (출처: 금융위원회)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은 23년 상반기(23년 6월 말) 기준 약 28.4조 원이다. 이는 22년 말의 약 19.4조 원 대비 약 46%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코인마켓캡 기준 약 1,540조 원이다. 이는 22년 말의 약 1,010조 원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시장 대비 1.8% 정도의 시장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26개 거래소 원화/코인마켓 통계 (출처: 금융위원회)

국내 26개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23년 상반기 기준 약 2.9조 원에 이른다. 이는 ’22년 말의 약 2.94조 원 대비 1.3% 감소한 수치로 월별 거래금액은 2월까지 거래금액 증가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28.4조 원 규모인데 반해 일평균 거래금액이 거의 3조 원 이르는 것이다. 2월까지 지속되었던 감소세도 올 10월 들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이른바 메이저 코인의 상승세로 인해 함께 상승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년 6월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점유율 (출처: 코인마켓캡)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의 대부분은 업비트와 빗썸 두 곳이 가져가고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의 5개 거래소 중 업비트와 빗썸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의 점유율을 모두 합해도 4% 남짓한 수준이다. 그만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독과점시장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글로벌 상위 10개 및 국내 상위 10개 거래 종목 통계 (출처: 금융위원회 )

글로벌 시장은 BTC와 ETH 등 시가총액이 큰 메이저 코인들의 거래 비중이 압도적인데 반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XRP을 비롯한 알트코인 시장의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동향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트래블룰 (Travel Rule) 제도

  •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권에 구축된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
  • 가상자산사업자(VASP)는 100만 원 이상의 거래가 발생하게 되면 송신인과 수신인의 신원 정보를 파악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
  • 거래소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인 틀은 ‘100만 원 이상 금액’을 출금 시 ‘등록된 거래소(화이트리스트)’에만 송금이 가능하도록 함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예정(2024.7. 시행예정)

  • 이용자의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분리(가상자산법 제6조 제1항)
  • 불공정거래의 규제
    1)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2) 시세조종행위 금지
    3)사기적 부정거래행위 금지
    4) 자기 발행코인 매매행위 등
    5)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등
  • 이상거래에 대한 감시 등 의무 도입
  • 금융당국의 감독 및 제재 권한

현재는 트래블룰이 시행되고 있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시행 예정 중에 있다. 규제와 시장 현황에 대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시가총액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으나 거래금액은 시가총액 대비 높은 편이고, 대부분의 거래는 알트코인 위주로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트래블룰로 인해 거래에 대한 불법 자금 세탁과 관련된 규제는 갖추어져 있으면서 금융당국의 제재와 불공정거래 규제 관련된 내용은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아직 실질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2. 해외 거래소들이 국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앞서 살펴본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을 해외 거래소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바이낸스에서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력을 특히 높게 보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규모 및 국가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 (출처: Xangle)

국가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을 보면 국내 시장은 그 규모 대비 거래량이 많아, 거래량이 중요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시장일 수밖에 없다. 또한 바이낸스의 미국과 유럽 사업이 위축되면서 아시아 진출에 나서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 내에서 바이낸스는 자금 세탁, 불법 수익, 자산 은닉 등의 혐의로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미국 금융당국과 사기, 자금유용, 증권법 위반 등의 혐의를 두고 소송 중이다. 여러 수사 압박과 사업 위축 등의 영향으로 브라이언 슈로더 바이낸스 US CEO가 지난 9월 사임했고, 1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코인데스크에서는 9월 바이낸스 평균 비트코인 거래량이 57% 감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미국 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에서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6월에는 프랑스에서 자금 세탁과 고객 확인 절차(KYC) 위반, 자산 은닉 등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으며, 유럽 연합의 규제 강화로 프랑스를 포함해 네덜란드, 벨기에, 러시아 등에서 사업 완전 철수 혹은 일부 중단을 선언하며 직원 약 1천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공식 출범한 Binance Japan

반면 바이낸스의 아시아 시장 진출 상황은 밝은 편이다. 지난 8월 2일 일본에 가상자산 거래소 서비스를 정식 출시해 34개 가상자산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2018년 처음 일본 진출을 시도한 지 약 5년 만에 이룬 결과물이다. 일본 정부의 웹3 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더불어 영향력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 등과 함께 웹3 일본 적용 가속화를 위한 엔화 및 기타 법적 스테이블코인의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 진출도 준비 중이다. 지난 8월 바이낸스는 대만 금융당국에 자금세탁 방지(AML) 규정에 따른 규제 준수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대만 현지 지사인 바이낸스 국제 유한회사 대만지사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 시작을 서두르고 있다.

서양 시장에서 크게 사업이 위축되고 규제에 힘들어하는 반면,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특히 한국시장은 그 규모나 특성상 잠재력이 높다고 여겨지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 거래소인 크립토닷컴 또한 ‘한국은 굉장히 정교한 시장이며 기술 발전은 물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였다.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명확한 가상자산 규제도 장점이며 이는 자사의 문화와 잘 어울린다고 하였다.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면 경쟁과 함께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더 넓은 선택지를 줄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3. 해외 거래소들의 국내 시장 진출 현황

바이낸스 이외의 다른 해외 거래소는 국내 시장 진출의 현황은 어떨까?

  • 크립토닷컴(Crypto.com)

크립토닷컴은 세계 90개국 8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가상자산 거래소다. 글로벌 결제 서비스 기업인 VISA와의 협약으로 전 세계 VISA 가맹점에서 크립토닷컴 지갑에 예치해 둔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한 직불카드 출시하기도 했다.

허가받기 어렵다는 네덜란드 당국에 등록 허가를 받은 크립토닷컴

최근 크립토닷컴은 가상자산 사업 관련 라이선스 취득하기 어려운 네덜란드 당국으로부터 등록 허가를 받는 등 글로벌 규제 속에서도 시장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시도하는 크립토닷컴

국내 시장 진출에서는 2022년 8월 8일 국내 오케이비트(OK-BIT) 거래소와 국내 결제 서비스 제공 업체 피앤링크(PnLink)의 지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다. 오케이비트 거래소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신고 수리된 거래소 중 한 곳으로 크립토닷컴은 오케이비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새롭게 국내에서 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ISMS 인증을 거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및 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기 때문에 이미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된 거래소를 인수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크립토닷컴은 오케이비트 인수 발표 일주일만에 FIU로부터 임원 변경 내용에 대한 신고 수리를 받았다.

여러 국내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한 크립토닷컴

크립토닷컴은 오케이비트 인수 이후 국내 회사들과의 활발한 업무협약(MOU)을 통해 국내 영향력을 넓혀왔다. 올해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시가 주최한 서울 웹 3.0 페스티벌 2023의 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파트너로 참여, 11월 9일부터 11월 10일까지 부산시가 주최한 부산 블록체인 위크 2023 메인 파트너로 참여하는 등 국내 웹 3.0 인재 육성 및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크립토닷컴은 서울시 주최 웹3.0 페스티벌 메인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출처: SWF2023)
크립토닷컴은 부산시 주최 부산 블록체인 위크 컨퍼런스 메인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출처: BWB2023)

연내 국내 거래소를 새롭게 오픈하려는 계획과 이미 진행한 BC카드와 VISA 코리아와의 협업으로 크립토닷컴 국내 카드 발행을 목표로 두고 있다.

  • FTX

FTX는 설립 2년 만에 32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으며, 파산 전까지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름을 알렸다. 2022년 상반기부터 빗썸 인수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타진하며 현지 팀원을 채용하고 법인 설립 등 국내에 규모를 키울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하반기에는 블록체인 특구인 부산광역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법인 설립을 공식화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2022년 11월 재무구조 부실 의혹이 생기며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FTX는 인출을 중단하는 뱅크런에 이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FTX의 빗썸 인수 관련 건은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현재까지 FTX는 모든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며 거래소 재개 또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그 외 해외거래소
부산은 자체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부산광역시)

현재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된 부산광역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자산거래소인 ‘BDX’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바이낸스, FTX, 후오비 글로벌, 크립토닷컴, 게이트아이오 등 다수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과의 업무협약을 맺은 바도 있다. 부산광역시는 11월 현재까지도 거래소 설립 안을 발표하며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확인되지 않는다.

4. 바이낸스의 국내 시장 진출 현황

4.1. 바이낸스 유한회사 설립 (2019–2020)

사실 바이낸스는 이미 국내시장에서 정식으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2019년 5월 바이낸스 유한회사를 국내에 설립, 2020년 4월 거래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저조한 거래량과 특금법의 발효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했다. 당시에는 이미 경쟁 국내 거래소의 입지가 탄탄했고, 바이낸스만의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저조한 파급력의 원인으로 보인다.

4.2. 지속적인 한국 진출 의지 (2021–2023)

하지만 바이낸스는 국내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2022년 부산광역시와 MOU를 맺고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lockchain week in Busan) 2023 행사에서 아시아 최초로 BNB 해커톤을 진행했다. YG, SM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MOU를 체결해 NFT 사업에 진출하였고, 넷마블과 바이낸스 체인 파트너십을 맺으며 P2E 시장 진출도 모색했다.

비록 국내 시장 거래소 서비스는 종료했지만, 시장의 진출 의지는 이어나간 바이낸스

4.3. 고팍스 인수 (2023)

2023년 1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추진 소식이 보도되며 바이낸스의 국내 시장 재진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됐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히스토리 (출처: 머니투데이)
  • 고팍스 인수 배경

당시 고팍스는 고객들에게 고파이라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운용한 바 있다. 고파이는 고객들이 특정 가상자산을 일정기간 예치하면 이자 수익을 지급하는 서비스로 고팍스만의 특화된 킬러 서비스로 기획됐다. 고팍스는 이 고파이 서비스를 해외 가상자산 대출회사인 제네시스글로벌캐피탈에 맡겼고, 제네시스글로벌캐피탈은 보유 자산의 일부를 FTX에 예치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11월 파산한 FTX의 영향에 따라 제네시스 역시 큰 타격을 받았고, 제네시스를 카운터파티로 둔 고팍스의 고파이 역시 약속된 자금을 인출받을 수 없게 됐다. 업계 회복을 위해 ‘산업 구조 기금’을 조성한 바이낸스는 고팍스를 인수, 고파이 피해 고객들에게 사업 시작을 위한 행정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자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당시 고팍스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고, 미지급된 고파이 고객 예치금도 모두 부채로 잡혀있는 거래소였다. 그럼에도 바이낸스가 특별히 고팍스를 선택한 이유는, 고팍스가 비교적 좋은 대외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내부통제 능력 또한 높다고 평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바이낸스가 확보하고 있는 강력한 인프라와 리소스를 바탕으로, 고팍스와 같이 시장 점유율이 낮은 거래소에서도 바텀 업을 통해 시장 파이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주요했을 것이다.

  • 바이낸스 한국 진출이 지연되는 이유: 사업자 변경 신고 허가 (VASP 변경 신고 심사)

바이낸스가 한국에서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사업자 변경 신고 허가(VASP 변경 신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올 2월, 고팍스를 운영하는 (주)스트리미는 대표이사를 창업자 이준행 대표에서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로 변경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레온 풍 대표와 국내 금융당국 사이 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3개월 동안 사업자 변경 허가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개월 뒤인 6월, 스트리미는 이중훈 고팍스 부대표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임명한다. 한국인 대표를 내세워 금융당국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였지만, 바이낸스의 사법리스크라는 변수가 새롭게 불거지며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9월 22일, 갑자기 등장한 시티랩스가 고팍스 지분 8.55%를 취득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한다. 시티랩스는 2006년 설립된 ITS(지능형 교통 시스템) 통합 솔루션과 블록체인 솔루션 등 사업을 전개한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바이낸스는 시티랩스에게 점진적으로 고팍스의 최대주주 자리를 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리미 이사회는 시티랩스의 지분 인수 직후 신임 대표로 시티랩스 대표 조영중을 선임했다. 현재 조영중 대표는 시티랩스 대표직을 내려놓고, 고팍스 대표 수행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현재, 고팍스는 코스닥 상장사인 시티랩스의 인수 방침과 한국인 대표를 내세운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며 3번째 사업자 변경 신고서 제출 준비 중에 있다. 10월 말 스티브 김 바이낸스 총괄은 간담회를 통해 바이낸스의 지원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고팍스의 운영을 고팍스가 주체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최근 FTX 경영진 소송이 바이낸스 국내 진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파산 과정에서 창립자인 샘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이 진행되었는데, 이는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가 현재 미국 검찰로부터 받고 있는 혐의와 유사하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통해 한국에서 사업 확장한 뒤, 사법리스크 등 새로운 경영 문제를 드러나게 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5. 바이낸스 국내 가상자산 시장 진출 전망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물론 소수의 거래소가 시장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독과점 형태지만 가상자산 시가총액 대비 높은 일평균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는 점, 알트코인 거래량이 높으면서도 현재 트래블룰, KYC 등 이외의 큰 규제가 시행되지 않다는 점 등에서 특히 그러하다. 바이낸스는 이미 한 차례 국내 시장 진출을 시도했었고, 글로벌 규제 이슈와 더불어 시장에서 쓴 맛을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바이낸스는 여전히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보고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공룡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 다른 국내 거래소의 생존을 크게 위협할 가능성은 없을까?

국내 거래소 대비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가 가진 차별화된 서비스로는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다양한 코인 등의 거래 지원과 선물거래 서비스, 상장되지 않은 가상자산을 미리 사전 판매하는 런치패드 및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대출 관련 서비스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의 예치 등을 꼽는다.

국내 거래소들은 원화 거래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지만 해외 거래소들은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바이낸스의 본격적인 진출로 이러한 차별화된 서비스들이 국내 사용자들에게 어떤 양상과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불명확하다. 다만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특금법 등 규제 사항으로 인해 선물거래나 오더북 공유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와 고팍스는 교육에 중점을 둔 거래소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팍스는 닥사에서 교육 분과를 맡고 있으며, 자체 아카데미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교육 자료를 만들고 있다. 바이낸스 또한 바이낸스 아카데미를 통해 블록체인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바이낸스가 부산광역시와 MOU를 체결할 때도 교육에 대한 부분을 특히 강조하며 부산 내 대학교에 블록체인 교육자료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리서치 서비스로 유명한 쟁글과 웹 3.0 교육 사업도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들 외에도 바이낸스 진출은 블록체인 관련 교육 사업의 다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겠다.

물론 바이낸스의 국내 진출이 순기능만이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FTX 사태와 같은 사례와 외래 자본에 대한 시장 진입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 노파심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규제로 인한 이슈들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정립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다각화를 통해 보다 건강한 산업 발전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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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외 2명, ‘한국 가상자산 시장 리포트 2022’, 06, Dec, 2022

권승원, 바이낸스,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 점유율 34%로 급감, 06, Oct, 2023

최진홍, 바이낸스 한국 진출 초읽기? 파급력 있을까, 04, Ja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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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호, ‘한국 진출 추진’ 바이낸스 안정성 의심하는 당국, 국내 거래소 커지는 존재감, 14, May, 2023

서진욱, 日 재진출한 바이낸스, 한국은? 고팍스 변경신고 ‘재접수’ 임박, 06, Aug, 2023

임유경, 바이낸스, 고팍스 금융당국 인가 측면 지원… 이사진 한국인으로 교체, 31, Oct, 2023


본 아티클은 고팍스 가디언즈의 블록체인 대중화 교육 일환으로 만들어진 자료입니다. 고팍스는 블록체인 산업의 연구와 학술 활동 활성화하고,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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