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주기 사이클을 넘어서: 투매보다 강한 보유 확신

4년 주기 사이클을 넘어서: 투매보다 강한 보유 확신
  • 시간적 관점에서는 이미 약세장 바닥 형성 조건에 근접했을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이전 고점으로부터 11.9개월이 경과해 과거 약세장의 바닥 형성 구간인 11~13개월에 진입했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저점이 과거보다 빠르고 얕게 형성됐으며, 이후 44% 반등했습니다.
  • 이번 사이클에서는 본격적인 투매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미실현 순손익(NUPL) 지표는 최저 0.09를 기록해 2022년의 -0.31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변동성을 조정한 가격 충격은 과거 약세장과 유사했음에도 보유자들의 손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이는 투자자 기반의 회복력이 강화됐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직 최종 저점이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사이클을 거듭할수록 추세 전환 신호가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골든크로스는 저점 형성 후 2.3개월 만에 발생해 과거의 3~6개월보다 빨랐으며, 50주 이동평균선 역시 과거 4~9개월과 달리 3개월 이내에 회복했습니다. 이러한 조기 신호는 시장 회복 가능성을 뒷받침하지만, 사이클의 압축이나 추가적인 저점 형성 가능성을 동시에 시사합니다.

시간적 관점에서는 이미 바닥에 근접

과거 세 차례의 완결된 시장 사이클에서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고점 형성 후 11~13개월 사이에 저점을 기록했으며, 평균적으로 12.3개월이 소요됐습니다. 현재 사이클은 고점 이후 11.9개월이 경과해 역사적인 바닥 형성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이클은 저점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과거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이클의 현재까지 최저점은 2026년 7월 1일에 형성됐으며, 이는 고점 이후 불과 8.8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과거보다 3개월 이상 빠릅니다. 하락폭도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과거 약세장에서는 전체 시가총액이 고점의 12~27% 수준까지 감소했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약 48%를 유지했습니다. 이후 시장이 저점 대비 44% 반등하면서 현재 시가총액은 고점의 약 69%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 이는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사이클보다도 약 두 배 높은 수준입니다.

이처럼 저점이 빠르고 얕게 형성된 현상은 시장이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사이클을 학습하고, 예상되는 가격 변화를 이전보다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과 일치합니다. 또한 투자자 기반이 확대되면서 매도 물량을 더 이른 시점에 흡수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7월 저점이 이번 사이클의 최종 바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 세 차례의 사례는 일정한 패턴을 시사하지만, 반드시 반복되는 법칙은 아닙니다. 향후 가격이 7월 저점을 하향 돌파한다면 과거 사이클에서 관찰된 바닥 형성 시점이 다시 중요한 기준으로 부각될 수 있습니다.

그림 1. 이번 사이클의 현재까지 최저점은 과거 약세장보다 빠르게 형성됐습니다.

이번 사이클의 투매

이번 사이클에서 비트코인의 최대 낙폭은 약 54%로, 직전 사이클의 77%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변동성 자체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변동성을 조정하면 이번 가격 충격의 규모는 과거 약세장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오히려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충격에 대한 비트코인 보유자들의 반응입니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평균적인 비트코인 보유자가 미실현 손실을 기록하는 시기에 시장 바닥이 형성됐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가 미실현 순손익(Net Unrealized Profit/Loss, NUPL)입니다. NUPL은 비트코인 시장 전체의 미실현 이익과 손실을 반영하는 지표로, 값이 음수이면 시장 전체적으로 미실현 손실이 우세하다는 의미입니다.

2018년 약세장에서는 NUPL이 -0.43까지 하락했으며, 2022년에는 -0.31을 기록했습니다. 두 시기 모두 NUPL이 0 아래에 머문 기간은 각각 133일과 179일에 달했습니다. 반면 이번 사이클의 NUPL 최저치는 0.09로, 약세장 내내 플러스 영역을 유지했습니다.

비트코인의 실현가격(Realized Price) 역시 비슷한 결론을 보여줍니다. 실현가격은 전체 비트코인의 평균 취득원가를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7월 1일 저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실현가격보다 약 10% 높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2022년 약세장에서는 실현가격보다 22%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실현가격 자체의 하락폭도 과거보다 작았습니다. 이전 약세장에서는 실현가격이 고점 대비 20~25% 하락했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약 7%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량의 비트코인이 낮은 가격에서 거래됐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손실을 확정하는 거래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매도된 비트코인의 실현 손익을 나타내는 SOPR(Spent Output Profit Ratio)의 90일 기준 수치는 1을 소폭 하회하는 0.993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직전 사이클의 저점인 0.987보다 높은 수준으로, 실제 손실 실현의 강도 역시 상대적으로 약했음을 보여줍니다.

종합하면 이번 사이클에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투매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비트코인 보유자들의 확신이 이전보다 강해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다만 아직 충분한 투매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가격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림 2. 이번 사이클에서 비트코인의 미실현 순손익(NUPL)은 플러스 영역을 유지했습니다.

빨라지는 추세 전환 신호

비트코인 시장에서 약세 추세의 전환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기술적 신호로는 골든크로스(Golden Cross)와 50주 이동평균선 회복이 있습니다. 골든크로스는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두 지표 모두 중장기 추세가 상승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활용됩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신호가 사이클을 거듭할수록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13년 사이클에서는 저점 형성 후 골든크로스가 발생하기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됐으며, 2018년에는 약 4개월, 2021년에는 약 3개월로 단축됐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저점 형성 이후 불과 2.3개월 만에 골든크로스가 발생했습니다.

50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습니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저점 이후 약 9개월, 4.5개월, 4개월이 소요됐지만, 이번에는 3개월도 지나지 않아 해당 이동평균선을 회복했습니다.

이러한 추세 전환의 가속화는 이번 사이클의 저점이 주요 이동평균선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수준에 형성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이클의 저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22%, 50주 이동평균선보다 약 35% 낮았습니다. 반면 과거 세 차례 사이클의 저점에서는 각각 33~60%, 51~64%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실제로 저점 이후의 가격 반등 속도가 과거보다 특별히 빨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이클의 월간 반등률은 약 13~15%로, 2018년 및 2021년 사이클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다만 주요 이동평균선과 저점 사이의 거리가 이전보다 가까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반등만으로도 추세 전환 신호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골든크로스와 같은 기술적 신호가 과거보다 쉽게 발생하는 동시에, 그 신호가 제공하는 정보의 가치는 낮아졌을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2019년 4월에는 상대적으로 얕은 조정 이후 골든크로스가 나타났지만, 약 6개월 만에 해당 추세가 다시 반전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 관찰되는 빠른 저점 형성, 대규모 투매의 부재, 조기 추세 전환 신호는 모두 시장 사이클이 과거보다 압축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최종적인 바닥 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주요 지지선에 대한 마지막 시험이 나타날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과거 시장 사이클을 기준으로 설정한 기술적 지표와 판단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장 구조와 변동성이 변화하고 있다면, 과거에 유효했던 신호를 현재 시장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3. 사이클별 저점 형성 이후 골든크로스 및 50주 이동평균선 회복까지 소요된 기간

마치며

이번 사이클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보다 하락폭이 작고 회복 신호가 빠르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역사적으로 저점이 형성됐던 시기에 진입했으며, 비트코인의 골든크로스와 주요 이동평균선 회복도 이전 사이클보다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시장의 성숙과 투자자 기반 확대에 따른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약세장의 종료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과거 사이클과 달리 뚜렷한 투매(Capitulation)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얕은 조정으로 인해 기술적 회복 신호가 더 쉽게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의 보유 확신이 강화됐다는 긍정적인 해석과 함께, 최종 저점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남겨둡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과거 사이클의 반복 여부보다 시장 구조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변동성 감소와 투자자 구성의 변화로 기존의 약세장 판단 기준이 달라지고 있을 수 있는 만큼, 특정 기술적 신호에 의존하기보다는 실현 손익,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 주요 지지선 유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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